선거로 선출된 국회는 패스, 직접 법령 수정하겠다는 한동훈

손현수 2022. 8. 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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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자기 이름으로 권한쟁의심판까지 청구한 한동훈 장관이, 정작 정부입법 등 검찰청법 재개정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위법 논란이 큰 시행령 꼼수를 쓰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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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분리]"검찰청법 위헌" 주장하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정부입법 등 개정 노력은 안해
검찰정권 '대의제 무시' 행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자기 이름으로 권한쟁의심판까지 청구한 한동훈 장관이, 정작 정부입법 등 검찰청법 재개정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위법 논란이 큰 시행령 꼼수를 쓰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청법 시행령안은 ‘~등’을 최대한 활용해 검찰 직접수사 대상을 크게 넓혔다. 상위법인 검찰청법은 ‘부패·경제범죄 등 중요범죄’라고 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데, ‘~등 중요범죄’를 최대한 확대해 폭력조직, 마약유통, 보이스피싱 수사 등 현재 경찰이 맡고 있는 일반 형사사건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시행령이 상위법이 위임한 입법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입법부가 만든 법이 잘못됐으니 법무부가 직접 시행령으로 바로잡겠다는데 왜 비판하느냐’는 한 장관의 행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검찰청법 졸속 개정을 비판하는 쪽에서도 법치주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허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실정법을 준수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법무행정 주무부처 장관이 대놓고 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기 때문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이 성급하게 법 개정을 한 것도 문제지만, 법무부가 모법 취지에 반하는 시행령을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법무부는 민주당과 언쟁을 할 게 아니라 새 법률 개정안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검찰 수사가 왜 필요한지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법 위임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을 만들어 상위법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법치주의에 반한다. 여당 의원을 통하거나 직접 정부 개정안을 발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물론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감안하면,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재개정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다만 개정 검찰청법을 만든 여소야대 구도가 선거를 통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정무직 장관의 대의제 무시를 정치적 논란 정도로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정부입법을 통한 검찰청법 재개정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신동원 법무부 대변인은 15일 “법무부는 법령 위임 범위 내에서 법체계에 부합하게 시행령을 정비한 것이다. 현재는 권한쟁의심판 사건과 시행령 개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시행령(대통령령)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모법과 하위 시행령이 동시에 헌재 심판 대상이 되는 초유 상황이 벌어진다. 헌법소송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헌재로 가는 것은 최후 수단이다. 시행령 논란은 국회 차원에서 정치적 해결이 가능한 영역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청법의 ‘~등’을 ‘~중’으로 다시 개정해 법무부 시행령 확장 해석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맡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오는 9월10일 개정 검찰청법과 시행령이 동시에 발효되면 피의자 등이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시행령 위법·위헌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재판부에 위법한 수사, 무효 수사라고 주장하는 것도 하나의 변론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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