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변수' 소멸된 민주 전대, '어대명' 강해지나
李측 "네거티브전 흐를까 걱정"..통합 메시지 주력 '원팀 경선'
박용진, 일대일 전면전 예고..'표밭' 호남·수도권 추격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강훈식 후보가 중도사퇴하면서 이제 당권경쟁은 이재명·박용진 후보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대세론을 등에 업은 이 후보의 압도적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 후보의 사퇴가 후반전으로 접어든 경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당 안팎에서는 강 후보의 사퇴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흐르는 현재 판세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반이재명(反明)' 후보 단일화가 아이러니하게도 강 후보의 사퇴로 최종 소멸됐기 때문이다.
애초 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강 후보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할 때만 해도 '사퇴 및 단일화 선언' 아니겠느냐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강 후보는 회견에서 "두 분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헌신적으로 돕겠다"며 반명 단일화에 거듭 선을 그었다.
강 후보는 또 취재진과 만나서는 "반명 단일화만으로 민주당을 이끌 순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면서 "인지도가 낮은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은 활주로 방지턱과 같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남은 경선 지역(호남·수도권)에서의 '강훈식 표'는 박 후보에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와 박 후보 양쪽에 비교적 고루 분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강 후보의 사퇴는 이 후보 쪽으로의 표 결집 현상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전대의 거의 유일한 반전 요소로 꼽혔던 '97(70년대생·90년대 학번) 단일화'가 최종 무산되면서 비이재명계의 투표 동력 자체가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강 후보는 경선 내내 '비이재명·반이재명 노선'을 걷지 않았다.강 후보 지지세 중 일부는 '반이재명'을 앞세운 박 후보로 향할 수 있겠지만 상당 부분은 이 후보로 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오히려 단일화를 바라보고 있던 비이재명계의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어대명' 대세론에 속도가 붙는 흐름으로 봐야한다"고 말햇다.
하지만 정작 이 후보 측에서는 강 후보의 이번 사퇴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도 감지된다.
경선판이 일대일 구도로 재편된 만큼 2위인 박 후보가 비이재명계 표를 결집하기 위해 이 후보를 겨냥한 공격 수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강 후보의 사퇴가 표심의 흐름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경선에서의 네거티브 공방을 더 격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게 이 후보 측의 우려다. 이 경우 압승을 거두더라도 이 후보에게 경선 이후 부담이 남을 수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강 후보가 단일화는 끝까지 거부했지만, 중도사퇴가 우리에게 플러스 요인은 아닌 것 같다"며 "박 후보의 더 거센 공격에 자칫 '네거티브 경선'으로 흐를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지역순회 경선이 반환점을 돈 데다 압도적 독주 체제를 굳혔다고 판단, '당내 통합'을 주된 메시지로 가져갈 방침이다.
박 후보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면 비이재명계 전체와의 대결 구도로 변질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로우키 행보를 유지하면서 '원팀 경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에서도 강 후보의 '단일화 없는 사퇴'가 악재만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단순히 강 후보의 표가 어떻게 분산되느냐의 문제를 떠나 당권 레이스의 구도가 일대일로 단순화한 것이 박 후보에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박용진 캠프 관계자는 "어차피 단일화하기에는 어중간한 시점이었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 메시지 전략에 혼선이 일 바에야 이렇게 구도가 정리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박 후보 측은 후반 경선지인 호남과 수도권에 권리당원 절반 이상이 분포한 만큼 대이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투표하지 않은 당원이 70%가 넘는다"며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들과 대의원들이 변화와 반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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