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올 상반기 판매량 전세계 첫 3위..미·중 갈등은 불안 요소

박순봉 기자 입력 2022. 8. 15. 15:55 수정 2022. 8. 15. 19: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현대차 대리점 앞.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3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톱 3’에 오른 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위에서 2계단 상승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대응, 친환경 자동차로의 적극적 전환 등이 선전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미·중 갈등은 계속되는 불안 요소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 목적으로 내놓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시행되면 중국차 뿐 아니라 현대차그룹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값싼 모델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도 부담이다.

경향신문이 15일 전세계 완성차 업체의 실적 발표(IR) 자료를 종합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329만9000대를 판매해 전세계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2010년 포드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선 지 12년만이다. 1위는 도요타그룹 513만8000대, 2위는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를 판매했다. 4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로 314만대를 팔았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와 일본의 닛산과 미쓰비시가 결합한 회사다. 5위는 스텔란티스그룹으로 301만900대를 판매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와 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한 회사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같은 기간에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스텔란티스그룹보다 낮은 5위였다. 1년 사이 2개 그룹사를 판매량에서 제쳤다.

6위는 GM그룹(284만9000대)이다. 이어서 포드(199만8000대), 혼다(191만3000대) 순이다. BMW그룹은 116만대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97만4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순위는 올랐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다른 회사들의 낙폭은 더 컸다는 의미가 된다. 현대차그룹은 5위를 기록했던 작년 같은 기간 347만5000대를 팔았다. 그에 비해면 올해 판매량은 17만6000대 줄어 5.1%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이 양호했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감소폭은 도요타그룹 6%, 폭스바겐그룹 14%, 스텔란티스그룹 16%,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17.3%, GM그룹 18.6% 수준이었다.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 비율로 판매량 감소 상황을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핵심적인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부족 상황에 잘 대처한 셈이다.

이외에도 친환경차, 특히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위기 대응에 유효했던 걸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32만8000여대의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를 판매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9.96%로 10대 중 1대에 육박한다. 2011년 1만5182대 연간 판매량에서 시작해 11년만인 올해는 연간 판매량 6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될만큼 친환경차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다만 불안 요소도 만만치 않다. 미·중 갈등의 파편이 현대차그룹으로도 일부 향하고 있다. 통과를 눈 앞에 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만드는 전기차는 보조금이나 세액공제 지원에 제동이 걸린다. IRA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거나, 중국산 원자재 비중을 낮추지 못하면 보조금이나 세액공제 지원을 제한하도록 정하고 있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다. 3년 동안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중국산 원자재 배제도 과제로 주어지게 됐다.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벌어질 각축전도 상존하는 불안 요소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