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넘은 이대호, 은퇴 마지막 해 끝까지 역사를 쓴다

김하진 기자 2022. 8. 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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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가 14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0년 8월14일은 KBO리그 역사는 물론 이대호(40·롯데)에게도 잊지 못할 날이다.

이날 이대호는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KIA 김희걸(개명 후 김건한)을 상대로 중월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그해 8월4일 두산전부터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연속 경기 홈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비공인이었지만 당시 미국과 일본에서도 이대호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12년 뒤, 이대호는 다시 광주를 찾았다. 올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이대호는 KIA와의 2연전 첫날인 13일 KIA로부터 은퇴 투어 선물로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던 그 순간을 형상화한 트로피를 받았다.

롯데 이대호(가운데)와 롯데, KIA 양팀 선수들이 13일 광주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대호는 9경기 연속 홈런 12주년인 14일 KIA전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1회 1타점 적시타와 9회 1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이대호는 자신의 프로리그 안타 기록에 2개를 더하며 한·미·일 통산 2843안타를 기록했다. 국내 리그 2147개, 일본 622개, 미국 74개다. 종전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던 삼성의 ‘라이언킹’ 이승엽의 프로리그 통산 안타 개수인 2842개를 넘어섰다. 이승엽은 국내 리그에서 2156개, 일본에서 686개의 안타를 친 바 있다.

이 기록은 국내 무대는 물론 해외 무대에서도 꾸준히 활약을 이어간 결과이기에 더욱더 뜻깊다.

이대호는 2011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조선의 4번타자’라고 불릴만큼 리그를 대표해왔던 이대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인연을 맺은 이대호는 2012~2013년 두 시즌 동안 팀의 주축 타자로 활약하며 308안타를 뽑아냈고 자신의 이름을 일본 열도에 알리기 시작했다. 2년 후 자유의 몸이 된 이대호는 소프트뱅크로부터 2+1년에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한 14억5000만엔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고 팀을 옮겼다.

그리고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첫 해에는 팀의 3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다음해에는 타율 2할8푼2리 31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데 이어 일본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명성을 떨친 이대호는 그대로 안주할 수도 있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3년에 총액 18억엔, 당시 한화로 183억원이라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대호는 더 큰 무대로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꿈에만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바라봤다.

이대호는 2015년 11월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선언했고 12월에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직접 참가해 자신에 대해 어필했다. 그리고 2016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1년 인센티브 포함 총액 400만~500만 달러로 계약했다.

첫 도전은 가시밭길이었다.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지독한 ‘플래툰 시스템’ 신봉자였다. 상대 투수에 따라 애덤 린드와 번갈아 출전시키며 ‘좌우 놀이’를 했고 이대호는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1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미국에서의 도전은 한 시즌으로 그쳤지만 일본 무대에서만 뛰었던 이승엽과는 달리 어느 무대에서도 꾸준히 안타 행진을 이어갔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 돌아올 당시 일본에서도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국 이대호가 선택한 건 친정팀 롯데였다. 그가 바라는 열망은 오로지 단 하나, 롯데의 우승을 바랐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2017년 롯데로 복귀했고 그 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끄는데 기여했다. 당시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이대호는 2020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2년의 조건에 잔류하며 우승 옵션을 계약 조건에 걸 정도로 큰 열망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롯데가 정규시즌 8위를 기록하며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고 올해에는 마지막까지 기적을 바라며 달려가는 중이다. 롯데는 15일 현재 6위를 기록 중이다. 5위 KIA와의 격차는 5경기로 아주 먼 거리는 아니다.

이대호 개인적으로도 또 세워야할 기록들이 남아있다. 타율 0.324로 이 부문 부문 리그 4위를 기록 중인 이대호는 최고령 타격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또한 통산 타점에서는 8타점 이상만 추가하면 역대 이 부문 3위인 양준혁(1389타점)을 추월할 수 있다. 국내 리그 안타 기록에서도 10개의 안타만 더 치면 이승엽의 2156안타를 넘어서 통산 8위로 올라선다.

이대호의 개인 기록은 바로 팀 성적으로 연결된다. 이대호는 타율, 홈런(13홈런), 타점(58타점), 안타(127안타) 등 팀 내 타자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제 이대호는 자신의 마지막 레이스가 가을까지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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