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좋아해? 그냥 이거 봐" 현경채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신간]
국악은 조선 pop..당신은 국악을 몰랐다
'배낭 속 음악', '코카서스' 저자의 오늘, 우리 음악 이야기
저자 현경채는 국악전문가다. 이 책은 판소리 열두 마당으로 시작해 아리랑과 무속음악, 시나위, 사물놀이를 거쳐 ‘상위 1%의 음악’ 풍류음악, 정가, 종묘제례악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저자는 ‘국악’을 뒤로 돌리고 ‘한국음악’이라 썼다.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정리의 글’의 타이틀은 ‘오늘, 이 땅의 한국음악’이다.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을 출간한 출판 브랜드 드루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은 ‘오늘날 한국음악을 다각도로 안내하는 책’이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부터 “난감하네”까지, 범 내려오고, 죽은 이를 위로하며, 사물놀이가 비트를 쪼개는 현장 속으로 초대하는 책이다. 중요한 사실이 있다. 국악은 듣기가 아니라 즐기기라는 것. 보존해야할 음악만이 아니라 공감하는 음악이 국악이다.
이 책의 부제는 ‘좋아해서 듣고 사랑해서 부르는 조선-pop, 국악’이다. 조선의 팝. 그러니까 지금의 K-POP 이전에 조선의 POP이 이 땅에 존재했다. 조선의 POP은 100여 년 전 단절된 음악이 아니라 오늘날 K-POP 아티스트들의 음악적 DNA에 강력하게 스며들어있다.
현경채는 2020년 세계의 눈과 귀를 잡아 끈 ‘밈’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 슈가의 ‘대취타’가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 영국 오피셜 차트에 올랐다.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음악을 사용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어디서도 보고 들어본 적 없는 노래와 춤사위로 35개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경채에 따르면 소수의 마니아층만 즐기던 국악이 영화, 드라마 음악에 사용되고, 심지어 인기의 척도가 되는 광고에까지 등장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한국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온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니 국악계에는 이미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음악세계를 일구며 영역을 확장해 온 준비된 음악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늘 준비돼 있었지만, 세상은 이제야 그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눈에는 대중적인 성공을 넘는 한국음악의 저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저자가 ‘국악’이 아닌 ‘한국음악’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는지 어렵지 않게 공감하게 된다. 이미 이 땅에는 ‘국악을 넘어선 국악’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판소리와 EDM의 만남, 무당의 굿 노래와 흑인 노래의 컬래버레이션이 생소하지 않은 시대다. 세상의 그 어떤 음악과도 융합이 가능한 음악. 그것이 국악, 한국음악이다.
저자 현경채는 음악인류학 박사로 전통예술과 음악, 여행, 인문학에 대해 비평, 강연,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국립국악고에서 가야금을 배웠고, 서울대 음대에서 국악작곡과 이론을 전공했다. 국악 전문가라고 해서 그를 ‘국악만 아는 사람’으로 묶어두는 것은 위험하다. 그는 ‘부캐가 여행가’라고 할 정도로 세계를 누비며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접한 인물이다. 그가 쓴 여행기 ‘배낭 속에 담아 온 음악(2016)’과 ‘매혹의 땅, 코카서스(2019)’는 세계 음악의 단순 소개를 넘어 차별된 음악문화가 나라의 경쟁력임을 길 위에서 체험한 자만이 쓸 수 있는 명저이자 베스트셀러였다. 그는 대만 국립사범대에서 민족음악학 석사학위, 한양대에서 음악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기사를 쓰는 순간에도 한국음악은 성큼성큼 진화하고 있다. 현경채는 “눈 뜨면 변한다라는 말처럼 다 써놓은 원고를 버리고 다시 써야할 만큼 단시간에 국악계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어서 ‘어쩐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일단은 여기서 멈추기로 했다”며 “이 책엔 지금의 모습을 담았으니 10년 뒤의 국악은 후배가 이어서 기록해 주기를 기대해본다”라고 이 책의 서문에 썼다.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은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순간’의 국악이자 한국음악을 멈춰 기록한 책이다. “이 책만 보면 당신은 OO할 수 있다”라는 식 서적들의 진정성을 의심해왔지만, ‘오늘, 우리의 한국음악’만큼은 “이 책 한 권이면 끝이야”라는 말이 목구멍을 간질여 고역이다. 요즘 유튜브에서 지름신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박스까남의 표현을 빌린다.
“음악 좋아하세요? 그냥 이거 읽으세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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