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넘어 EV로 승부' 현대차그룹, 상반기 '글로벌 빅3'에

아이오닉5. 현대차그룹에서 만든 E-GMP 기반으로 제작된 순수 EV다.

‘내연기관 넘어 EV로 승부 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 완성차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이 ‘빅 3’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15일 주요 완성차그룹별 IR 자료를 비교해 보면, 현대차그룹은 올 1∼6월 글로벌에서 329만9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토요타그룹 513만8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 400만6000대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차를 만들어 판매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뒤로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314만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그룹(301만9000대), 미국 GM(284만9000대) 등이 자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347만5000대를 팔아 5위, 지난해 연간으로 따져도 666만7000대로 5위였는데, 올해 순위가 2단계 점프했다.

이는 미국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5위를 차지한 2010년 이후 12년 만의 약진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3’에 오른 데는 ‘매머드급 변수’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경쟁 메이커들이 생산 차질을 빚은 원인이 컸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작년 동기 대비 판매 감소 폭은 5.1% 였지만, 토요타그룹은 6%, 폭스바겐그룹은 14%, 스텔란티스 16%, 르노-닛산-미쓰비시 17.3%, GM 18.6% 까지 내려 앉았다.

여기에 수 년동안 공들여온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량들이 유럽은 물론 아태지역, 특히 미국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주효했다.

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G시리즈에 이어 GV 라인업이 북미를 비롯한 미국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은 점도 힘을 크게 보탰다.

예컨대 제네시스 경우, 올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68대가 팔려 반기 기준 최다 판매기록을 새로 썼다.

전기차의 약진도 빛났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이 올 1∼5월 기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만7000여대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아이오닉 5’와 ‘EV6’가 같은 기간 각각 1만대씩 호투를 이은 덕이다.

미국 현지로컬 자동차 딜러 한 관계자는 “도로에서 달리는 차량들 중 현대차, 기아 모델들이 다수 보이는 것은 그 만큼 시장에서 실제 볼륨이 늘어난 점을 반증한다”며 “현대차의 최대 경쟁자인 토요타, 렉서스들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경쟁력을 견제할 정도로 시장 위치가 달라졌고 이러한 움직임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