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너마저" 찬바람 부는 IPO 시장..다음 타자에 쏠린 눈

김정은 2022. 8. 1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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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일반 청약 경쟁률 15대1도 못 미쳐
마켓컬리·케이뱅크도 '눈치'
전문가 "쏘카 상장 뒤 주가 흐름 중요할 것"
박재욱 쏘카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 등 예상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넘어선 'IPO 대어'들의 상장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쏘카는 호기롭게 코스피 상장에 나섰으나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쏘카가 하반기 IPO 시장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만큼 향후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들에 이목이 쏠린다.
◆ 하반기 첫 IPO 대어 쏘카 흥행 부진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9~10일 이틀간 진행한 차량 공유 플랫폼 업체 쏘카의 일반 청약 결과 합계 경쟁률은 14.40대1을 기록했다. 앞서 상장한 수산인더스트리(3.4대1)보단 높은 경쟁률이지만 일정이 일부 겹친 대성하이텍(1136.44대 1)과 비교하면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증거금 규모도 작다. 쏘가 증거금은 총 183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성하이텍이 증거금을 4조원이나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쏘카의 흥행 부진은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 결과가 워낙 저조했기 때문이다. 쏘카가 상장을 포기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 3만4000원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확정하고 공모 규모도 20% 가량 줄이며 상장을 강행했다.

눈높이를 대폭 낮추며 상장에 나선 쏘카는 하반기 IPO 시장의 가늠자로 평가받았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CJ올리브영 등 IPO 대어들이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쏘카는 지난 5월 상장을 철회한 원스토어 이후 첫 대어였다.

◆ "하반기 IPO 시장 여전히 긍정적"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올해 상장에 도전한 마켓컬리와 케이뱅크 등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당장 상장 철회 움직임은 없지만 투자자들은 의심 가득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앞서 'IPO 삼수생' 현대오일뱅크도 상장 완주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시장을 거스르지 못하고 세번째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

먼저 마켓컬리는 지난 3월 말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예비심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코스피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이었던 쏘카가 몸값을 대폭 낮추면서 유니콘 특례상장 2호 기업이 될 마켓컬리의 몸 값 역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마켓컬리는 당초 5~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 2조원 수준으로 시장의 눈높이가 뚝 떨어졌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실적인 여건상 상장 철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유상증자로 1조250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상장을 해야만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도 현재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쏘카 청약 흥행 부진이 하반기 IPO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 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쏘카 청약 흥행 참패 여부보단 쏘카가 상장 뒤 어떤 주가 흐름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IPO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낮아진 점은 기업 입장에선 부정적일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단 것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는 일반 주식 시장이랑 좀 다르다"며 "경쟁률이 낮아 물량을 많이 배정받았는데, 향후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 입장에선 그만큼 좋은 게 없다"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IPO 시장 분위기가 좋았는데, 사실 물량 자체를 많이 못 받으니 투자자들 입장에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며"보통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투자 수익을 얻으라고 하는데 IPO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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