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간절함'과 '투지' 보여준 수원, 성남전 승리가 갖는 의미

김환 기자 2022. 8. 15. 13: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원 삼성의 승리는 간절함과 투지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성남FC전 승리는 수원에 있어 의미가 크다.

수원과 성남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반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성남전 승리가 수원에 갖는 의미는 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김환(수원)]


수원 삼성의 승리는 간절함과 투지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성남FC전 승리는 수원에 있어 의미가 크다.


수원 삼성은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에서 성남FC에 4-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은 김천 상무를 제치고 리그 10위로 올라섰고, 대구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두 팀 모두 뒤가 없었던 경기였다. 수원과 성남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반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수원은 중원에 배치된 5명의 미드필더들의 수적 우위를 활용해 중원 싸움을 압도하려고 했고, 성남은 빽빽한 수원의 중원을 피해 측면 자원들로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먼저 웃은 쪽은 수원이었다. 전반 27분 이기제의 코너킥을 고명석이 헤더로 연결했고, 공은 성남의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원은 고명석의 선제골로 전반전을 마쳤지만, 여유가 생겼다고 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다행히 후반전 들어 한 골을 더 추가했다.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박스 안쪽으로 공을 감았고, 공은 오현규에게 향했다. 오현규는 높이 뛰어올라 공의 방향을 틀었고, 성남의 골망이 또다시 흔들렸다.


두 골 차이라는 점이 긴장을 풀리게 했던 탓일까. 수원은 이내 성남에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16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김민혁이 박수일에게 연결했고, 박수일이 강한 슈팅으로 수원의 골문에 공을 꽂아 넣었다.


하지만 수원은 금세 성남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후반 19분 이종성이 쇄도하는 전진우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보냈고, 전진우가 깔끔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전진우가 축포까지 터트렸다. 후반 35분 마나부의 패스를 받은 전진우는 골키퍼까지 제친 뒤 흠잡을 데 없는 마무리로 팀의 네 번째 골을 득점했다.


대구전에서 11경기만에 승리한 수원은 지난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 패배하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남전 승리를 통해 한 경기만에 분위기를 다시 바꾸는 데에 성공했다.


성남전 승리가 수원에 갖는 의미는 더 있다.


# 이병근 감독의 신뢰, 그 선수들이 마련한 중위권 도약의 발판


수원은 성남전에서 승리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주역은 이병근 감독이 신뢰를 보낸 선수들이었다.


이번 경기 득점자는 고명석, 오현규, 전진우(2골)다. 세 선수들은 모두 이병근 감독이 신뢰하는 선수들이었다.


고명석은 지난 수원 더비에서 교체로 투입됐지만, 오히려 실책으로 인해 한 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남전에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이 선택 뒤에는 이병근 감독의 믿음이 있었다. 이병근 감독은 경기 후 고명석에 대해 “(고)명석이는 우리 팀에 없는 유형의 선수다. 속도와 높이까지 갖췄기 때문에 상대의 뒷공간 침투에 반응하기 위해서는 명석이와 같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지난 경기에서 실수로 인해 의기소침한 상태였는데, 농담도 하고 전화로도 많이 이야기하면서 다독였다. 오늘 경기에서 득점으로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지운 것 같다. 부상이 좀 있어서 오늘도 풀타임을 뛰지 못했는데, 이 부분만 잘 관리한다면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신뢰를 보냈다.


오현규도 마찬가지로 이병근 감독의 신임을 받는 선수였다. 이병근 감독은 경기 전 오현규가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고, 이병근 감독도 오현규를 선발로 내세우며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오현규는 수원에 여유를 가져오는 팀의 두 번째 득점으로 이병근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전진우에 대해 이병근 감독은 성남과의 지난 맞대결에서 이미 기회를 주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물론 극장골로 수원에 승리까지 안긴 전진우. 경기 막바지 쥐가 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던 전진우다. 이에 대해 당시 이병근 감독은 “피곤한 상태에서도 간절함으로 득점을 만들어낸 것 같다. 이번 경기는 힘들었지만 계속 뛴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병근 감독은 전진우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고, 전진우는 이제 수원의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전진우는 이날도 멀티골을 터트리며 이병근 감독에게 보답했다.


수원의 이번 시즌 목표는 역시 강등을 면하는 것이다.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리그를 9위 이상으로 마감해 아예 플레이오프도 치르지 않는 방법이 최선이다. 마지노선인 9위 대구와 승점 동률을 만들었고, 파이널A로 진출할 수 있는 6위(수원FC)와의 격차도 6점으로 좁혔다. 수원이 성남전 승리로 가져온 좋은 분위기만 이어간다면 강등 플레이오프는 물론 중위권 도약까지 노려볼 수 있다.


수원은 이제 제주 유나이티드(원정)와 강원FC(홈)을 연달아 만난다. 두 팀 모두 최근 분위기가 좋아 까다로운 상대로 여겨지지만, 분위기가 올라온 것은 수원도 마찬가지다. 그 뒤에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수원은 지금 흐름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성남전을 통해 더 높은 순위로 리그를 마감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수원이다.


# 이병근 감독이 원하던 간절함과 투지, 선수들이 보여줬다


이병근 감독은 경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간절함을 요구했다.


경기 전 이병근 감독은 “우리가 조금 더 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도 있는 것 같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선수들이 이겨내려고 해야 한다. 선수들이 간절함과 투쟁심을 보여주길 바란다”라며 선수들에게 바라는 바를 말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이병근 감독이 원하던 간절함과 투지를 보여줬다.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주고받았고, 자연스럽게 파울도 여러 차례 나왔다. 하지만 수원 선수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직 골을 노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전반전 내 선제골 득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후반전에도 마찬가지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박수일에게 추격골을 허용한 뒤 전진우의 골로 다시 격차를 벌린 수원. 여기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 흐름이 넘어왔다는 점, 이번 경기에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원은 추가골을 노리기 위해 후반 막바지까지 성남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수원은 이번 시즌 첫 4득점 경기를 치렀고, 첫 3점차 승리도 챙겼다.


수원 선수들도 경기 전부터 이병근 감독의 요구 사항을 알고 있었다. 말이 없어도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전진우는 “선수들도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우리보다 밑에 있는 성남을 상대로 진다면 올라오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패배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라며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성남전을 준비했는지 밝혔다.


팀의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낸 오현규도 “성남전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 지면 추격을 허용할 수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전진우와 같은 말을 남겼다. 이병근 감독은 물론 선수들의 간절함과 투지가 모여 만든 귀중한 승리였다.


# 수원은 팬들을 잊지 않았다


이병근 감독과 선수들은 물론 수원의 모든 구단 관계자들이 팀의 부진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터다. 이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수원도 이를 알고 있었고,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한 뒤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다름아닌 팬들이었다.


경기 중에는 전진우의 세레머니가 이를 보여줬다. 전진우는 자신의 첫 번째이자 성남의 추격 의지를 꺾는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린 뒤 벤치가 아닌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계단까지 타고 올라간 전진우는 관중석 맨 앞에 있던 팬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함께 나눴다.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보답이었다. 경기 후 전진우는 “팬분들도 많이 지치셨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팬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런 세레머니를 해서라도 팬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다”라며 팬들을 위한 생각에서 나온 세레머니였다고 했다.


선수들의 노고를 먼저 칭찬할 법도 한데, 이병근 감독의 첫 마디도 팬들을 위한 멘트였다. 경기 후 이병근 감독은 “먼저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 날씨에도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한 발 더 뛰게 해준 것은 다름아닌 팬들의 응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마음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이번 경기로 다 풀리셨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을 먼저 챙겼다.


팀의 부진 속에서도 수원 팬들은 끝까지 수원을 응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총 4,496명의 팬들이 찾았는데, 적어도 절반 이상은 수원을 응원하기 위해 집결한 팬들이었다. 수원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응원가를 멈추지 않았고, 선수들은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했다. 경기 후 이어진 팬들을 챙기는 인터뷰까지, 수원은 팬들을 잊지 않았다.


수원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경기 후 팀의 세 번째, 네 번째 골을 득점한 전진우는 “수원이라는 팀이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경기로 마련한 발판을 딛고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리라 다짐했다. 리그 일정이 막바지로 가고 있는 가운데, 성남전 승리가 수원의 남은 일정에 어떤 영향일 미칠 지 주목된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