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만 반지하주택 '공공임대 재건축 아파트'로 옮긴다
'반지하주택 일몰제'를 발표한 서울시가 반지하주택 20만 가구를 신축 공공임대 재건축 단지 등으로 옮기는 대규모 이주 대책을 발표했다. 일몰제를 통해 향후 10~20년 간 반지하주택을 순차적으로 없애겠다는 계획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느냐'며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신속한 추가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주 대책의 핵심은 향후 20년 간 재건축 시기가 도래하는 258개 공공임대주택을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해서 반지하주택 거주자의 이주를 돕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운영 중인 공공임대주택이 34개 단지 3만9802가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주택 전용단지가 15곳 2만3628가구, 민간 아파트 중 공공임대주택 물량이 혼합된 단지가 209곳 5만5092가구로 파악된다.
현재 SH와 LH가 운영 중인 공공임대아파트의 용적률은 180~190% 수준이다. 이들 단지 용적률을 평균 300%대 후반으로 높여도 기존 주택의 2배 이상 가구 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2025년까지 준공 30년이 도래하는 공공임대 단지 중에선 신정양천(2998가구) 중계3(2619가구) 가양5(2411가구) 가양4(1998가구) 중계4(1979가구) 성산(1807가구) 대치1(1623가구) 수서1-1(1230가구) 등 대단지가 다수 분포했다. 이들 단지가 용적률 상향을 통해 재건축하면 4000~5000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다만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기존 거주자의 이주 계획과 대규모 추가 예산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반지하주택 거주자에 대한 주거비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시는 현재 반지하주택에 거주 중인 가구가 상층으로 이주하면 월 20만원의 월세를 최장 2년 간 지급하고, 중위소득 46% 이하 저소득 가구에 지급되는 주거급여 대상과 금액을 확대하는 방안도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월세 보증금의 30%를 무이자로 대출하는 장기안심주택과 최대 1억9200만원의 보증금을 1~2%대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는 기존주택 전세임대 등의 지원대상을 지금보다 2배 늘린 2만 세대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침수 피해 시 긴급 대피가 어려운 주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지원하는 '주거상향 지원사업'도 반지하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반지하 세입자 외에도 자가 보유자에 대해서도 이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반지하주택을 자가로 보유한 유주택자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부여되지 않았지만 SH공사에 해당 반지하주택을 매각한 이후 공공임대주택 입주가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시는 단계적으로 시내 20만호 반지하 주택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위험단계(1~3단계)를 구분해서 안전실태를 관리할 계획이다. 우선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지하에 묻혀있는 반지하 주택 1만7000호를 대상으로 주거실태 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입자가 나간 뒤 공실이 된 지하, 반지하 시설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매입해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세훈 시장은 "침수 방지시설 같은 단기적인 대책에 더해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에 대한 신속한 재정비를 통해 반지하주택 거주가구를 지상층으로 올리는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국토부와의 지속적 협력을 통해 침수,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시민부터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약자의 주거상향을 챙기는 것이 '약자 우선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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