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신수와 20년 인연 ML스카우트, 現관심사는 키움의 그 선수[SS인터뷰]

황혜정 2022. 8.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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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Choo)는 루키 때부터 리더 자질이 있었다. KBO리그에서도 그 리더십으로 팀이 선두를 달리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 같아 기쁘고 대단하다."

빅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정후(키움)가 관심의 대상일텐데, 파란 눈의 스카우트는 왜 잠실구장을 방문해 추신수를 만났을까.

경기전 추신수와 만나 가족 안부를 묻는 등 대화를 나눈 스토빅은 "2005년이 추신수와 만난 마지막 기억"이라면서도 "그는 빅리그에서도 클럽하우스 리더였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이기적이지 않은 선수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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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스토빅(Jamey Storvick) ML 신시네티 레즈 스카우트.  잠실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추(Choo)는 루키 때부터 리더 자질이 있었다. KBO리그에서도 그 리더십으로 팀이 선두를 달리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 같아 기쁘고 대단하다.”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스카우트가 지난 14일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경기 전에는 빨간색 SSG 모자를 쓰고 추신수(40)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빅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정후(키움)가 관심의 대상일텐데, 파란 눈의 스카우트는 왜 잠실구장을 방문해 추신수를 만났을까. 어떤 인연인지, 그 주인공인 제이미 스토빅(60)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스토빅은 추신수의 메이저리그행을 도운 인물로 알려졌다. 부산고 에이스였던 추신수를 스카우트한 당사자라는 얘기가 잠실구장 곳곳에서 들렸다. 정작 스토빅은 “시기가 겹쳐 내가 영입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추신수를 지켜보고 스카우트한 것은 내 선배”라며 “추신수가 빅리거의 꿈을 키우기 시작할 때 나도 시애틀에서 스카우트 업무를 시작했다”며 웃었다.
SSG 추신수.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반이던 2000년 계약금 137만 달러를 받고 시애틀에 입단했으니, 스토빅과 인연도 20년이 넘은 셈이다.
경기전 추신수와 만나 가족 안부를 묻는 등 대화를 나눈 스토빅은 “2005년이 추신수와 만난 마지막 기억”이라면서도 “그는 빅리그에서도 클럽하우스 리더였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이기적이지 않은 선수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이어 “SSG가 선두를 질주하는 이유는 추신수를 포함한 베테랑들의 솔선수범 덕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왼쪽부터)류현진, 최지만, 김하성. 연합뉴스.
스토빅은 추신수뿐만 아니라 류현진(토론토) 최지만(탬파베이)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코리안 빅리거들도 지켜봐왔다. 시애틀에서 스카우트를 시작했지만 LA다저스를 비롯해 여러 구단에 몸담았기 때문이다. 코리안 빅리거들의 활약 덕분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시선이 한국을 향하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체격 차가 큰 중남미 선수들 틈에서 한국 선수들이 ‘성공한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자기만의 색깔”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얘기다. 스토빅은 “KBO리그에서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던 류현진은 빅리그에서는 제구 위주로 변신했다. 최지만 역시 거포에서 중장거리형 타자로 변신했다.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제어해 꿈의 무대에서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요즘 ‘핫한’ 김하성도 시즌을 치를수록 존재감을 높일 것이라는 게 스토빅의 진단이다. 그는 “체격조건만 놓고보면 북미나 중남미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한국인은 아시아에서 월등한 파워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악바리 근성이 성장 동력이 됐다. 스토빅은 이를 ‘야구에 대한 헌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야구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내 야구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헌신적으로 야구를 하는 것도 한국인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키움 이정후.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7년 만에 추신수와 재회했지만, 스토빅의 진짜 관심사는 이정후다. 그 역시 이정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유추할 수 있는 키움의 그 선수를 관찰하고 있다”며 웃었다. 여기에 고교야구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켜본 선수를 모두 데려갈 수도 없고, 계약조건 등으로 불발되기도 한다.

스토빅은 “선수 계약은 구단 경영진의 영역이다. 나는 선수를 관찰해 경영진이 판단할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한다. 영입에 실패하더라도 내가 관찰한 선수가 꿈의 무대에 올라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뿌듯한 일이자 영광”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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