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의 e스토리] 라이엇의 진심으로 한국에 돌아온 문화유산: 플레이어가 게임에 자부심을 가진 이유

박상진 2022. 8. 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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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문화재청과 라이엇 게임즈가 협업한 '환수 문화재 언론공개회'를 통해 국외소재문화재 ‘보록(寶盝)’의 국내 환수 성공이 공개됐다. 욍실 유물인 보록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으로, 영국에서 발견된 후 국외소재문화재재단-문화재청과 함께 라이엇 게임즈에서 노력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가 지원한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중 여섯 번째 결과다.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정식 서비스 시작 이후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14년 첫 결과인 석가삼존도 환수 이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척암선생문집 석판-백자이동궁명사각호-중화궁인에 이은 여섯 번째 환수 유물인 것.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이번 환수를 성사시킨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왜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도 단발성이 아니라 10년 동안 이어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의 결과로 여섯 번이나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앞장섰을까. 이번 보록 환수와 함께 광복절을 맞아 그 누구보다 한국 문화유산에 관심을 둔 라이엇 게임즈의 구기향 총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얼마 전 라이엇 게임즈에서 10년째를 맞은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진행 중인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중 여섯 번째인 왕실 유물 '보록'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 27일 언론 공개회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 유물 중 하나인 보록을 국외에서 환수했다고 알렸습니다. 보록은 왕가에서 왕과 왕비가 사용하는 도장인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보관하는 함을 말하고, 이는 내함과 외함으로 구성됐습니다. 이중 보록은 외함을 지칭하는데, 보록 중 하나가 영국에서 발견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소식을 접하고 국외소재문화재단에서 전문가를 파견해 진위를 확인한 뒤 국내 환수를 진행했습니다. 원래 이 보록은 경매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었는데, 국외소재문화재단의 설득 끝에 협상이 잘 진행되어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회를 열 수 있었죠.
 

환수 문화재 언론 공개회의 열기가 정말 뜨거웠습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관심이 모였는데, 이번 보록 환수의 어떤 점이 특별해서 이전보다도 많은 주목을 받았을까요
라이엇 게임즈에서 지난 10년 동안 이미 다섯 번의 국외소재문화재 환수를 진행했었습니다. 2014년 불화인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의 환수를 진행하면서 계속 환수 사업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기에 이번 공개회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첫 환수 문화재였던 석가삼존도 공개는 국립중앙박물관 서고에서 진행했는데, 서고의 출입이 쉽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많은 분이 참석해 그때부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환수였던 중화궁인 이후로 3년 만의 환수기도 하죠. 그리고 그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라이엇 게임즈, 그리고 같이 이 사업을 진행하는 분들이 노력했지만 환수가 쉽지 않았던 가운데 오랜만의 좋은 소식이라는 점도 많은 분들이 기뻐해 주셨던 거 같아요. 왕실 유물이라는 점도 높은 관심의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민간 기업이 문화재 환수 사업을 지원하는 경우가 전무하다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네요. 거기다 라이엇 게임즈는 외국계 게임 회사죠. '외국계' '게임' 회사가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앞장선다는 점도 관심을 끌 만하죠.

언급하신 대로 라이엇 게임즈는 외국계 기업이고, 분야는 게임 개발입니다. 한국 문화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인데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발 벗고 나서는 점은 분명 특이한 상황이죠
문화재 지킴이 사업이라고 문화재청과 민간 기업, 또는 단체나 개인과 함께 문화재 보호 사업이 진행됩니다. 대략 6~70개 기업이 함께하는 사업인데, 이 부분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 누적 금액이 가장 많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이 회사가 어떤 회사길래 10년 동안 누적 70억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했는지, 그리고 여섯 번이나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에 나섰는지에 대한 무게감과 궁금함이 이번 보록 공개회에 대한 관심을 올렸다고 생각하고요.

긴 시간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한국 문화재 환수에 앞장선 게임사가 라이엇 게임즈인데, 이전까지 이런 사업이 없었던 만큼 기획 단계부터 실체화까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2년 6월 26일 입니다. 문화재청과 후원 약정을 맺고, 기부금 전달 및 사용처 발표까지 했던 날이죠. 그에 앞선 2011년 12월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고, 기업의 사회 활동에 관심이 높았던 당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오진호 대표님이 한국 서비스 초기 이전부터 이쪽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나온 것이 한국 서버 출시 기념이자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리그 오브 레전드 89번째 챔피언 '아리'의 6개월 판매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한국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복까지 입은 챔피언의 판매 금액을 한국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 것인지에 대해 챔피언의 이름이 결정되기 전부터 논의와 검토가 진행됐고, 당시 담당이었던 저는 수십가지가 넘는 사회 환원 방법을 제안했죠. 그리고 한국 문화역사 지원으로 방향을 잡았고요. 게임은 문화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가장 현대적인 놀이로 한국 문화의 뿌리인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을 주로 즐기는 젊은 층이 한국 역사를 단순히 외워야 하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자신들이 문화유산을 직접 지켰다는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점을 전달해주는 화자가 되고 싶었고요.
 

그렇게 시작된 것이 라이엇 게임즈의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프로젝트'였죠. 사업의 방향성은 잡았지만 어느 기관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듯 합니다
우리가 사업의 방향을 잡았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 돈으로 문화재를 구입해 반입하겠다, 혹은 보존과 관리가 필요한 문화재를 찾아 직접 진행하겠고는 할 수 없었어요. 더 전문적으로 문화재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과 함께 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의미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기관 및 단체와 연락했고 오랜 대회 끝에 문화재청과 함께하기로 했죠. 처음에는 문화재청에 우리가 어떤 회사고 어떤 목적으로 지원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미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게임 회사가 뜬금없이 문화재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면, 우리 회사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던 분이라면 누구라도 의구심을 가졌을 거예요. 정말 많이 대화했고, 결국 담당 사무관님이 서울까지 와서 회사를 소개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단순 마케팅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파트너로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이 잘 전해져서 결국 문화재청과 함께 활동을 시작했죠. 사업 초반부터 국외소재문화재 환수를 진행한 건 아니고,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 처리나 고궁 복원 사업을 돕는 쪽으로 시작했죠. 청소년 역사 교육은 매년 계속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반응도 좋았고요. 

처음부터 국외소재문화재 환수로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하신 건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총 여섯 번의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까지 진행하게 되었을까요
문화재 보호 파트너로 활동하며 서로 신뢰를 쌓아가던 중 문화재청에서 먼저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사업에 대한 제의를 주셨고, 우리는 정말 좋은 사업이라는 반응과 함께 과연 라이엇 게임즈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관해 문의했죠. 라이엇 게임즈가 기존에 진행하던 문화재 보호 사업 외에도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문화재청에서도 같이 더 중요한 일을 해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섰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원래 국외에 있는 문화재 환수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예산과 인원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예상치도 못한 문화재가 갑자기 경매에 나올 경우에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도 있고, 경매에 나온 물건이 대한민국 정부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거나 이를 노리고 구매한 후 다시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는 거죠. 한편 해당 문화재가 도난당한 물건일 경우에는 정부 예산으로 이를 구매하기에 고민되는 상황도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유물들이 꼭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경우에 민간의 도움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하셨죠. 그래서 저도 라이엇 코리아에 이를 알리고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본사 역시 설득 과정을 거쳐 진행이 승인됐는데, 본사에서도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프로젝트를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외국계 게임사가 한국 사회에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인데다가, 파트너 역시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는 점을 크게 사서 본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지원해줬습니다.

지금까지 총 여섯 번의 국외소재문화재 환수가 이어졌는데, 각각 문화재의 형태가 다르기에 다른 방법으로 국내 환수가 이뤄졌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매번 비슷한 진행 과정이 있었을 듯한데, 어떤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매번 이를 진행할때마다 정말 다른 일들이 생겼습니다. 환수 문화재 중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나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은 왕실 유물인데 경매를 통해 다른 곳에 판매될 뻔한 것을 문화재청과 라이엇 게임즈가 감지해서 국내로 반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한 보록은 유물의 소재를 추적하고 조사해서 다시 국내로 가져온 거고요. 예전에는 우리 문화재라는 게 확실하면 정부에서 소유권을 주장했는데, 이제는 이런 문화 유산들이 전세계적 공동 문화 자산이라는 개념으로 소유권을 무조건 주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서 계속 해외 조사를 통해 유물들의 소재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담당하는 조사관들은 지구를 160바퀴 돌 정도로 출장을 다닐 정도입니다. 그 과정에서 유물을 발견하고, 상황에 맞게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거나 아니면 우리와 같이 국내 환수를 추진하죠.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를 추진한 문화재 중 하나인 석가삼존도는 구매 형식이 아닌 특별한 방식으로 다시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석가삼존도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갤러리에 있던 유물이고, 이 유물 역시 문화재청과 협력해 소재를 파악했습니다. 석가삼존도가 미국 버지니아에서 보관되면서 계속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고, 훼손 방지 및 보존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걸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죠. 그리고 현지로 찾아가 석가삼존도 유물에 대해 확인하면서 환수 사업 대상이 된 거고, 이는 구매 방식이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소장자에게 후원을 하고, 기증자는 감사한 마음에 기증을 택하는 전례 없는 구조를 만들어 정말 뿌듯했고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6건의 환수 문화재 외에도 몇 건의 환수를 추진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도 있었죠. 기존 소장자를 설득해 유물 구매, 혹은 기증을 준비 중이었지만 그 사이 노환으로 별세하고 자녀의 의사가 달라 성사되지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한국 왕실 문화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유물이었죠. 외규장각이 소실되면서 소장되었던 관련 문서도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발견은 정말 큰 의미였으니까요
석가삼존도를 2014년 1월에 환수하고 약 4년 후에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환수했죠.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성과였는데, 병인양요로 외규장각이 소실되고, 그나마 남은 자료들은 거의 프랑스로 옮겨져서 보관되었었거든요. 지금 국내에 있는 자료들은 대부분 영구 대여의 형태로 국내에 있고, 그래서 문화재로 지정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해외 경매에 나왔고, 어떻게든 이를 환수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죠. 그런데 앞서 설명한대로 한국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일이 커질 상황이라 신속하고 신중히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라이엇 게임즈를 믿고 이를 공유해주셨고, 라이엇 게임즈도 이를 확인한 후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지원했습니다. 이 유물의 의미를 알고 사려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누군가 웃돈을 주고 구매한 후 숨겨버릴 수도 있거든요. 이 유물은 꼭 낙찰받아서 환수해야 하는 의지를 갖고 경매에 들어갔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받은 끝에 낙찰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역사적 가치가 정말 높은 유물이라 국가 문화재 지정이 진행 중이고, 만약 지정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전략적 팀 전투-레전드 오브 룬테라-와일드 리프트-발로란트 등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국가 문화재를 찾아온 것이 되겠죠.
 

이야기 주신대로 국외소재문화재 환수는 라이엇 게임즈가 진행했지만, 진행할 힘을 준 것은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라는 거죠
문화재 환수를 성공하고 이를 공개하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플레이어들도 자부심을 가지는 반응을 보이고, 이런 반응이 전달될 때마다 뿌듯했죠. 라이엇 게임즈 본사에서도 플레이어들의 반응을 보고 정말 좋은 프로젝트라는 피드백을 보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사업의 혜택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거고, 이러한 큰 사업의 원동력은 라이엇 게임즈 플레이어가 된 거니까요. 그것에 대해 플레이어들이 자부심을 느끼니까 본사는 물론 다른 지사들도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사업에 대해 사례 연구를 할 정도죠. 

처음에는 아리 챔피언 판매 수익으로 시작했고, 이후에는 신바람 샤코 스킨 수익을 사회 환원에 쓰기로 했는데 이후에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계속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및 사회 환원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저는 이러한 결정이 스킨을 구매한 게이머 뿐만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을 즐기는 모든 게이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좋은 선택이었다고 보거든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를 시작하면서 기존의 사회공헌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서 라이엇 게임즈만 할 수 있는 사회 공헌도 준비하고 있었어요.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 직원들도 즐겁게 참여하고, 플레이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공헌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기준으로 고민하다가 결정된 것이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이었죠. 그런데 판매금보다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결국 판매 수익에 더 얹어서 사업을 지원했어요. 두 번의 이벤트 모두 판매 수익 금액보다 더 많은 기금을 전달했고, 라이엇 코리아에서도 수익이 얼마가 났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지원을 이어갔죠. 사업 자체가 특정 수익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것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플레이어들도 이 점을 잘 이해해 주시고 '수익을 왜 이런데 쓰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일을 해냈다'라고 받아들여 주는 것도 정말 기쁘고요. 플레이어들의 자부심을 이어가기 위해 단순히 어디에 기부했다라는 소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국외소재문화재 환수처럼 모두가 같이 기뻐하고 자부심을 가질 사업을 진행하고, 더불어 플레이어들도 같이할 수 있는 역사 교육 등 이벤트도 진행했고요. 그리고 그게 10년이 되었고, 그 결과를 모아보니 플레이어들과 라이엇 게임즈가 이뤄둔 일이 정말 자랑할 만해져서 '한국 문화 유산 보호 활동 10주년' 기념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죠. '게임은 문화고, 우리는 문화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여러분과 함께여서 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고, 앞으로도 플레이어 여러분과 같이 하겠다는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였습니다. 

'게임은 문화고, 문화의 힘을 믿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까요
저는 게임업계에서 오래 일했고, 그만큼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게임이 취미라고 했을 때 오는 부정적인 반응을 바꾸고 싶었어요. 내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도록 하고 싶었거든요. 지금까지 미디어에 보였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래서 한국 문화유산 보호 활동 외에도 작가들과 협업해 인사동 갤러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소환전'을 열기도 했고 오케스트라 공연도 수차례 진행했어요. 그중 하나가 작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아케인'이었고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게 어떤 것인지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내가 게임을 즐기는 게 단순히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국외소재문화재 환수라는 결과까지 이어냈죠.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록한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에서 파생된 게임을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통해 게이머와 비게이머의 간격을 좁히고 싶어요. 
 

인터뷰를 통해 '진심'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그렇다면 라이엇 게임즈가 플레이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은 무엇일까요
지금의 라이엇 게임즈를 있게 만든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작부터가 게이머를 향한 진심에서 생겨났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던 청년 두 명이 돈을 쓰는 만큼 이기는 게임이 아닌, 진짜 실력이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에 탄생한 것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죠. 스포츠처럼 실력이 좋으면 이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게 진심이었고, 게임을 즐기되 건강을 해칠 정도로 너무 오래 즐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장시간 게임을 즐기면 이만큼 시간이 지났다고 게임 클라이언트를 통해 전하는 것도 저희 진심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진행되는 LCK를 보면서 환호해주셨으면 하는 것도 저희 진심이고, 스피커에서 듣던 음악을 세종문화회관 같은 장소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통해 들으면서 감동을 받으셨으면 하는 것도 저희 진심이고요.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소식에 기뻐하면서 라이엇 게임즈 플레이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셨으면 하는 것도 저희의 진심이죠. 이런 경험이 플레이어, 그리고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이 문화라는 것을 알아가는 분들의 인생에 엮여가는 볼때 정말 감동받게 되더라고요.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시작한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들도 어느덧 여러 개로 늘어났습니다. 늘어난 게임만큼 사회환원 사업의 범위도 늘려나가고 싶으실 듯합니다
라이엇 게임즈 초반에는 본사가 주도해 진행한 사회 환원 사업이 많았지만, 이후에는 각 지역별로 그 지역 사회에 맞는 기획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자신들에게 맞는 방식을 진행하는데, 10년이 넘는 장기적인 단일 프로젝트를 진행한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모든 지역에서 한국은 어떻게 사회 환원 사업을 진행하는지 관심이 많고, 사례를 배워가기도 하죠. 저희 역시 다른 지역의 플레이어들도 게이머로 최고의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하던 일들을 더 잘 해가면서, 라이엇 게임즈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유산 보호의 범위도 굉장히 넓고요. 일곱 번째 환수 문화재를 찾는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죠. 하지만 어떤 것이 되든 이 모든 것은 라이엇 게임즈 플레이어가 있어서 할 수 있었다는 우리의 진심을 전하고, 게임은 문화라는 메시지를 사회에 알릴 수 있도록 고민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하신 대로 여섯 건의 국외소재문화재 환수 성공은 물론 다양한 한국 문화유산 보호, 그리고 게임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라이엇 게임즈의 활동은 플레이어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 모든 것을 함께한 플레이어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시작된 후 10년이 지났고, 모든 순간 우리 플레이어들이 함께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일을 만들어냈습니다. 회사가 사업을 하고 직장인이 업무를 했을 뿐인데 이렇게 과분한 칭찬과 지지를 얻기도 쉽지 않죠.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뒤에 있어서 라이엇 게임즈다운 일을 할 수 있었고,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게임 개발사가 한국 문화유산 보호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처음에는 다들 진심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을테죠. 하지만 이러한 도전이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고, 이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만큼 라이엇 게임즈 플레이어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요. 새벽까지 게임을 즐기고 오전 9시에 역사 교육을 위해 경복궁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건강 걱정도 되지만, 그만큼 이 분들이 우리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는 진심을 느꼈거든요. 토요일 아침 9시까지 경복궁에 오는 건 정말 힘든 일인데, 이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고 더 나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동 하나하나,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칭찬과 피드백 하나하나가 라이엇 게임즈 본사를 설득할 힘이 되고,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주거든요. 여러분들이 있어 앞으로도 국외에 있는 우리 유산이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전하고, 이를 비롯해 플레이어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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