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줄었지만 다중채무자는 역대 최대..30대 이하 비중 늘어

최희진 기자 입력 2022. 8. 15. 10:13 수정 2022. 8. 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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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지면 다중채무자는 빚을 갚기 더 어려워지는데, 특히 30대 이하와 중·저소득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증가해 채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패널 약 100만명의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22.4%였다.

지난해 말의 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한은이 해당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말 전체 차주 수(1989만4000명)에 22.4%를 적용하면 약 445만6000명이 다중채무자로 추산된다.

다중채무자가 늘어난 것은 대출이 있던 차주들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등에서도 돈을 빌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소상공인의 경우 올해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매출 회복 속도가 더뎌지면서 자금난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을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40대가 보유한 대출이 전체 대출 잔액의 32.6%를 차지했다. 이어 50대 28.0%, 30대 이하 26.8%, 60대 이상 12.6% 순이었다.

40대의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하락했지만, 30대 이하와 50대는 각각 0.6%포인트, 0.2%포인트가 증가했다.

또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을 차주의 소득 수준에 따라 분석하면, 고소득자(소득 상위 30%)가 65.6%를 차지했고 중소득자(소득 30~70%)와 저소득자(소득 하위 30%)의 비중은 각 25.0%, 9.4%로 나타났다.

고소득자 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줄었지만 중소득자와 저소득자 비중은 각 0.2%포인트, 0.1%포인트 확대됐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을 금융기관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은 1분기 말 대출 잔액의 76.8%, 차주 수 기준으로는 69.0%가 다중 채무 상태였다. 지난해 말보다 대출 잔액은 0.9%포인트, 차주 수는 1.5%포인트 비중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율은 대출 잔액 기준으로 27.6%, 차주 수 기준으로 25.4%였다. 차주 수는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늘었고, 잔액은 0.3%포인트 줄었다.

이처럼 30대 이하, 중·저소득층, 2금융권 등에서 다중 채무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은 금융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 한은은 지난 6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창현 의원은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자영업자·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취약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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