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영향력' 김건희, 압도적 1위 [2022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이원석 기자 입력 2022. 8. 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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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김 여사, 지목률 71.0%..조력자 될까 리스크로 남을까
한동훈·권성동·장제원 나란히 2~4위..건진·천공도 9·10위에 올라 '눈길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존재감은 뚜렷하고도 양면적이다. 성공한 행사 기획자라는 이력과 패션 감각 등을 겸비한 대통령 배우자는 행보마다 언론의 집중 조명 대상이다. 충성심 강한 팬덤이 선거 과정에서부터 형성된 것도 이유가 없는 일은 아니다. 반면 김 여사는 갖은 논란의 진원지로도 주목받았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취임 이후까지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은 '김건희 리스크'란 이름으로 여러 차례 윤 대통령을 위태롭게 만들기도 했다. 분명한 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김 여사는 지금도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 명이란 점이다.

ⓒ연합뉴스

집권 1년 차마다 주목받는 대통령 배우자

이는 시사저널의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이번 조사에서 김 여사는 '대통령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혔다. 특히 지목률이 71.0%로 압도적이다. 일반인 조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59.4%로 역시 1위로 집계됐다. 김 여사는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전체 조사에서도 일반인들에게 아홉 번째로 많은 지목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대통령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로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시사저널의 같은 조사에서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1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같은 취임 1년 차 때 나온 조사 결과다. 집권 초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배우자를 향해서도 기대와 함께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일 수 있다. 다만 5년 전 김정숙 여사가 받은 지목률은 33.7%로, 올해 김건희 여사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목률을 보인 게 눈에 띈다.

김 여사가 이렇게 압도적인 지목률을 기록한 이유는 뭘까. 존재감도 존재감이지만 '대통령에게 영향력 있는 인물'의 몇 가지 다른 의미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지율 등 대통령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두 달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빠지지 않고 제시되는 것이 김건희 리스크다. 취임 이후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한 사진 유출, 공적 일정에 사적 지인 대동, 논문 표절 의혹 등 반복해서 논란이 불거지며 지속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 가지는 말 그대로 대통령의 의사결정과 직무 수행 등에 직접, 그것도 깊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의 영향력으로 풀이된다.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7시간 녹취록' 등을 통해 김 여사가 캠프 조직과 인사 등에 관여했다는 여러 정황 및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취임 이후엔 김 여사와 관련 있는 여러 인사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과 대통령 관저 공사를 김 여사 관련 회사가 맡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유사한 형태로 반복되는 이러한 일들이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김 여사의 영향력을 실감케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인 배우자가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 영향력이 국정의 바른 방향을 잡아가는 조력자로서의 영향력일지, 여론이 용납하지 않는 잘못된 형태로서의 영향력일지가 문제다. 국민은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와 잘못된 권력 남용에 대한 공포감이 크다.

김 여사 다음으로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 바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37.6%의 지목률로 2위에 올랐다. 그는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모든 인맥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사이로 꼽힌다. 최측근을 넘어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등 주요 역할까지 도맡은 그에게 붙여진 '소통령'이란 별명은 정치권과 대중으로 하여금 윤 대통령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추측하게 하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30.8%)와 장제원 의원(24.2%)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초기부터 발벗고 나선 이들로 정치인 중 최측근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 권 원내대표는 대선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원내 수장에 올랐고, 장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은 뒤 당으로 돌아왔다. 

ⓒ연합뉴스·시사저널 이종현·시사저널 박은숙

이준석, 일반인 조사에서 '윤핵관' 누르고 3위

그러나 최근 두 핵심 윤핵관을 바라보는 여권 내부의 시선은 어딘가 불편하다. 특히 권 원내대표에 대해선 잇따른 실수·실언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메시지 노출 등으로 자신의 리더십은 물론 대통령 지지율까지 깎아내린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의원 역시 초대 대통령실·내각 인사 실패의 책임자로 거론된다. 이들 또한 김건희 여사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조력자가 될지 리스크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리위 징계 결정과 최근 당의 비대위 전환으로 대표직을 상실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측근 인사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목률(12.2%)로 5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눈에 띄는 결과다. 심지어 이 대표는 일반인 조사에선 26.2%로 권 원내대표, 장 의원을 누르고 3위로 집계됐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됐느냐는 선거 과정에서부터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이 조사에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 대표의 징계 심의 절차 및 해임 과정이 지금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각각 6위(4.6%)와 8위(2.8%)에 올랐으나 역대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지목률 등에서 초라하다. 역대 조사에서 총리와 비서실장은 늘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상위권을 차지해 왔다. 대통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들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과 일치하는 조사 결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무속 논란의 핵심 인물들인 건진법사·천공스승이 각각 9위(2.6%), 10위(2.4%)에 오른 것이 눈길을 끈다. 윤 대통령이 예전부터 관계를 부인해 왔음에도 두 사람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전문가들이 지목한 것은 가볍게 넘길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 밖에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겨뤘고, 진보진영의 미래 권력으로 지목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문가 조사에서 3.4%, 일반인 조사에서 15.8%의 지목률로 10위권 안에 들었다.   

전문가 조사에선 10위권 밖이었으나 일반인 조사에서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인물들도 주목된다. 일반인 조사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건진법사·천공스승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밑그림을 그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3.2%(7위), 구(舊)권력인 문재인 대통령이 6.8%(8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6%(9위)의 지목률로 나타났다.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인 조사를 신설해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6월30일부터 7월18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올해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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