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서 데뷔도 못한 유망주, '챔피언' 레알 상대로 역사의 주인공 됐다

[포포투=한유철]

알메리아 공격수 라지 라마자니가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역사적인 득점을 기록했다.

알메리아는 1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알메리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델 메디테라네오에서 열린 2022-23시즌 스페인 라리가 1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로 역전패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레알로 향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과 유럽을 동시에 제패한 챔피언의 개막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기에 이들의 경기력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 경기는 알메리아에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2014-15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된 이후, 8시즌 만에 1부 리그 복귀전을 치른 날이기 때문이다. 알메리아는 2014-15시즌 리그 19위(8승 8무 22패)를 기록,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이후 오랫동안 하부 리그를 전전했고 지난 시즌 세군다 디비전 우승을 차지하며 스페인 라리가 승격을 이뤄냈다.

8년 만의 1부 리그 경기는 알메리아의 홈에서 펼쳐졌다. 이에 수많은 홈 팬들이 경기장을 빼곡히 채웠다. 개막전 상대가 '끝판왕' 레알이긴 했지만, 팬들은 그런 사실에 개의치 않았다.

경기력도 준수했다. 알메리아는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리드를 잡았다. 이후 레알의 엄청난 공격이 이어졌지만, 페르난도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경기의 승자는 레알이 됐다. 알메리아는 후반 15분 루카스 바스케스에게 동점골, 후반 29분 다비드 알라바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홈 팬들은 끝까지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역사의 주인공이 탄생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선제골을 기록한 라마자니다. 2020-21시즌 알메리아에 합류한 라마자니는 커리어 첫 1부 리그 경기를 치렀고 전반 5분 만에 '챔피언' 레알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했다. 알메리아의 2020년대 첫 스페인 라리가 득점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레알의 수비를 여러 차례 압박하기도 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기에 첫 골에 대한 감격은 더욱 컸다. 라마자니는 만 17세였던 2017년 찰튼 애슬레틱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했다. 이후 만 19세엔 맨유 U-23 팀에 월반하며 프리미어리그 2에서 9골을 넣기도 하는 등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맨유는 라마자니와의 동행을 연장하지 않았고 그는 알메리아로 향했다. 맨유에서 성공을 바랐던 라마자니는 좌절했지만, 알메리아에서 꾸준히 경험치를 쌓았다. 그렇게 2년 동안 62경기 14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맨유를 떠난 지 2년 만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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