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마늘 종자 주권을 찾아라", K-마늘 독립운동 한창

김창희 기자 2022. 8. 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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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항일 의병운동의 중심지였던 충남 홍성군이 'K-마늘 독립'의 본거지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마늘 시장 규모가 1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전국 마늘 농가의 80% 이상이 스페인(대서)· 중국(남도) 종자를 씨마늘 형태로 수입해 심고 있다.

이승복 홍성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마늘 끝에 초록색 반점이 있다고 해서 시장에서 외면받을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홍성군만 이점이 외래종과 구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지역특화작물로 육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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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마늘 :
홍성마늘 출하식사진 :

국내 재배마늘 80% 외래종 판쳐…씨마늘 수입액만 年 200억

충남 홍성군, 국산 신품종 ‘홍산 마늘’집중 보급 최대 주산지 ‘우뚝’

알 굵고 쪽수 적어 호응, 초록색 반점이 ‘국산 인증 바이오 마커’

“외래종에 빼앗긴 마늘의 종자 주권을 되찾아라”

구한말 항일 의병운동의 중심지였던 충남 홍성군이 ‘K-마늘 독립’의 본거지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 마늘 시장 규모가 1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전국 마늘 농가의 80% 이상이 스페인(대서)· 중국(남도) 종자를 씨마늘 형태로 수입해 심고 있다. 씨마늘을 해외에 의존하면서 지출되는 로열티만 연간 200억 원에 이른다. 국산 재래종 마늘은 알이 작아 수확량이 적고, 병충해에 약하며, 껍질을 까기 불편하다는 점 등 때문에 마늘 농가의 외면을 받아 수입 종자가 판치고 있다. 단군신화에 마늘이 등장할 정도로 한민족의 마늘 역사가 유구하지만, 현실은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 홍성군은 프리미엄 국산 우량품종인 ‘홍산 마늘’ 주산지로 급성장하면서 ‘종자 주권’을 되찾아오는 ‘마늘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홍산 마늘은 농업진흥청이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은 국산 신품종. 마늘쪽이 굵어 몇 개만 껍질을 까도 양이 많다. 당도가 높아 김장용으로 적합하고 항균작용을 하는 알리신 성분이 다른 마늘에 비해 45%나 높다. 난지·한지 가리지 않고 전국 어디서나 재배가 가능하다. 수확기가 되면 뿌리가 잘 끊어지는 특징 있어 고령화된 농촌 인력이 손쉽게 수확할 수 있다. 병충해에도 강하다.

외형적으로도 큰 특징 있다. 클로로필 성분이 월등히 높아 마늘 끝이 초록색을 띤다는 점이다. 이 초록색 부분이 외래종과 식별할 수 있는 ‘바이오 마크’인 셈이다. 시중에서 일반인이 구별이 어려운 수입마늘과 달리 ‘초록색’이라는 ‘국산 인증마크’가 달린 셈이어서 ‘신토불이 농산물’로 선택적 소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농업진흥청이 애써 개발한 이 품종은 국내 마늘 농가와 식자재상들의 외면을 받았다. 마늘 끝이 초록색인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 오래된 감자가 파랗게 변하면서 독성을 띠는 것을 연상시킨다며 재배와 유통을 기피했다. 지난 2016년부터 전국 10여 곳에 시범 재배단지가 생겼지만, 대부분 포기하고 홍성군만 꾸준히 재배농가가 늘어났다.

이승복 홍성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마늘 끝에 초록색 반점이 있다고 해서 시장에서 외면받을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홍성군만 이점이 외래종과 구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지역특화작물로 육성했다”고 말했다.

2017년 처음 홍성 홍산마늘 재배는 3 농가 1.4㏊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300여 농가 80㏊에 달해 홍성군 전체 마늘재배의 약 75% 정도가 홍산마늘이 차지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1000여 t에 달한다. 전국 홍산 마늘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현지 농협이 수매해 현대백화점, 롯데마트 등에 납품된다. ‘입소문’이 나면서 홍성에서 씨마늘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싱가포르에 홍성 마늘을 수출하면서 ‘K-마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산 마늘을 홍성군 농가에 적극 보급한 주역은 정용갑 홍성군 농업기술센터 소득작물 팀장이다. 정 팀장은 “전국 최대의 축산군인 홍성은 유기물 토양을 만들 수 있는 가축 퇴비가 풍부하다”며 “이런 좋은 조건을 활용해 홍산 마늘을 군의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적극 육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공로로 정 팀장은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2021년 한국농업기술보급대상’최고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홍성군 마늘단지는 지난 2020년 전국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홍산마늘은 2020년 대한민국 우수품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국산 프리미엄 농산물인 홍성마늘을 지역특화작물로 육성하고, 농업진흥청 등과 협력해 홍성마늘의 해외수출 가능성을 계속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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