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표·이이경 '육사오', 엉뚱해도 밉지 않은 청춘 소동극 [시네마 프리뷰]

정유진 기자 2022. 8.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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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육사오'(감독 박규태)는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이벤트에서 뿌려진 로또 복권 한 장이 돌고 돌아 GP(휴전선 감시 초소)에서 근무하는 말년 병장의 손에 떨어지는 과정을 그리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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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오'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육사오'(감독 박규태)는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1등 당첨 복권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군의 손에 들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박규태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힌트를 얻었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날아라 허동구' 연출과 각본, '달마야 놀자' '박수건달' 각본을 맡았던 박규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이벤트에서 뿌려진 로또 복권 한 장이 돌고 돌아 GP(휴전선 감시 초소)에서 근무하는 말년 병장의 손에 떨어지는 과정을 그리며 시작한다. 대대장의 차와 함께 굴러 들어온 복권 한 장. 제대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말년 병장 천우(고경표 분)는 별 생각 없이 복권 당첨 방송을 보게 되고, 자신의 손에 들어온 복권이 무려 57억원의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1등 로또 복권임을 알게 된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갖게 된 그는 당첨금 수령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축산학과인 천우는 동물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으며 훗날 자신만의 농장을 소유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57억원을 받으면 그 꿈을 생각보다 빠르게 이룰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근무를 서던 중 천우는 책 속에 고이 꽂아 보관 중이던 복권을 확인하는데, 그만 그 찰나에 바람이 불어와 복권을 싣고 가버린다. 눈이 뒤집힌 천우는 그때부터 밤마다 몰래 DMZ 내를 돌며 복권을 찾는다.

복권을 주운 사람은 북측 상급병사인 영호(이이경 분)였다. 영호는 우연히 발견한 종이조각이 '육사오'(복권)임을 알게 되고 해킹 전문 병사 철진(김민호 분)를 통해 1등 당첨 사실을 확인한 후 충격에 빠진다. 이후 철진은 DMZ에서 현금화를 시켜줄만한 남한병사를 찾기 시작하고, 복권을 찾고 있던 천우와 마주친다. 상황은 점점 커져 남쪽에서는 강대위(음문석 분)와 TOD 관측병 만철(곽동연 분)이, 북쪽에서는 영호와 철진, 정치지도원 승일(이순원 분)이 편을 먹고 1등 로또 복권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다. 결국 이들이 함께 모인 곳은 DMZ 내에 있는 공동 급수 구역 JSA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에 나온 남과 북 청춘들의 이야기"라고 감독이 소개할 정도로, '육사오'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야기의 설정에 일정 부분 빚을 지고 있다. 하지만, 코미디 장르인 만큼 이야기의 전개와 세부 사건들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사실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엉뚱하고 황당한 상상력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남한과 북한의 병사들이 복권의 현금화 기간에 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코미디를 펼칠만한 좋은 장이 됐다. 몇몇 유쾌하고 기발한 장면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존재감이 돋보이는 영화다. 세상 가장 억울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고경표와 어딘지 모르게 짠내가 나는 이이경, 어리바리한 곽동연과 다른 배우들과의 시너지가 좋은 음문석, 누구보다 북한 병사 같은 이순원과 김민우까지. 배우들은 황당한 상황에 처한 각양각색 캐릭터를 개성있게 연기하며, 훌륭한 앙상블까지 이뤄낸다. 특히 엉뚱한 상황에서 나오는 고경표의 현실적인 코미디 연기가 압도적이다. 청춘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끼며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러닝타임 113분. 오는 24일 개봉.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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