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심의위' 된 방심위 1년.."정연주 사퇴" 압박도 뉴스공장 탓?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심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계속되는 '편파방송' 논란으로 관련 민원이 쏟아지면서 올해 들어서는 한 주 걸러 2~3건씩 안건이 다뤄지고 있고, 방심위원과 사무처 직원들 모두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위원들 사이에선 여야 추천을 막론하고 뉴스공장 방송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실제 제재에는 신중한 표정이다.
지난해 8월 9일 5기 방심위 출범한 이후 1년간의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한 TBS 관련 안건이 다뤄진 것은 모두 19번의 소위, 30건(의견진술에 따른 재논의 포함)에 달한다. 방송소위가 1년 사이 48번 열린 것을 고려하면, 10번 중 4번의 회의에선 방심위원들이 TBS 안건을 두고 머리를 싸맸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김우석 위원도 "김어준씨가 (방송소위 안건의 단골인데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들어요. 우리가 계속 엄중하게 얘기하고 문제 제기도 했는데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느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은 또 "우리가 매주 김어준 방송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기 싸움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올 3월 8일 방송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윤성옥 위원은 뉴스공장 안건을 다루면서 "지금 이 방송이 (작년) 10월 22일 방송인데, 이후 '김어준의 뉴스공장' 안건이 또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오인희 방심위 지상파방송팀장은 "계속 있다. 정확한 건수는 파악이 안 되는데, 민원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성옥 위원이 안건의 병합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이용수 방송심의국장은 "해당 프로그램(뉴스공장)은 민원이 거의 매일 접수되는 상황"이라며 "선거방송심의위에 상정될 안건이 있고, 또 선거 관련 내용이 아닌 것은 방심위에서 지금처럼 논의가 돼야 해 현시점에서 일괄적으로 모아서 (심의) 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TBS 제작진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방심위원들이 의견진술에 김어준씨가 직접 출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송원섭 본부장은 "방송 심의 관련 사안은 TBS가 책임지는 자세가 우선이라 생각했고, (김어준씨) 본인에게 얘기했으니 특별한 반응을 보인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 김어준이라는 캐릭터에 저희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표현의 절제 부분"이라며, 위원들의 비판에 일부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TBS의 또 다른 시사프로그램인 '신장식의 신장개업'도 여러 차례 민원의 대상이 돼 방송소위에서 다뤄졌다. 이에 대해 김우석 위원은 "TBS는 김어준씨 프로그램이 매번 올라오는데, 이제 신장개업까지 올라오면 도대체 TBS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뉴스공장 방송의 질이 더 나빠졌다기보다는 과도한 민원 때문에 안건이 늘어났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성옥 위원은 "뉴스공장이 매일 안건으로 올라오는데, 저는 뉴스공장이 점점 더 불공정한 방송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객관적 자료가 없어 단정 짓기 어렵다"며 "TBS 안건이 많은 게 실제 방송 내용에 문제가 많은 것인지, 아니면 과도하게 민원을 넣는 것인지는 구분해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연주 위원장이 앞으로도 만 2년 가까이 남은 임기를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그는 2008년 KBS 사장 시절 당시 이명박 정부에 의해 강제 해임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2년 정 사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무효 소송에서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 정 사장 해임이 위법이라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여권의 사퇴 압박에 대해 PD저널 인터뷰에서 "(심의위원) 임기 보장 조항은 존중되어야 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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