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만 만나면 작아지는 손흥민.. 런던더비서 '실점 빌미+소녀슛'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첼시전에서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특유의 날카로운 슈팅, 뒷공간 침투가 실종됐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2시 30분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첼시와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이날 무승부를 거두며 개막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승점 4점에 머물렀다. 관심을 모았던 손흥민은 선발출전해 80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지만 첼시와의 맞대결에선 힘을 못 썼다. 지난 시즌 EPL과 리그컵에서 첼시와 총 4번 만나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토트넘 또한 첼시를 상대로 지난 시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게 첼시는 천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특별한 경험을 했다. 전반 2분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얻은 토트넘의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그런데 손흥민이 오른발 대신 왼발로 프리킥을 시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전담 코너킥 키커를 맡고 있다. 터치라인 부근 프리킥 기회 또한 주로 전담해서 찼다. 하지만 모두 오른발로 시도했다. 그런데 데얀 클루셉스키, 라이언 세세뇽, 벤 데이비스 등 왼발잡이 선수들을 제치고 손흥민이 왼발 프리킥을 시도했다. 팀이 얼마나 손흥민의 킥과 양발 능력을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전반 4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수비수에게 막혔지만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 슈팅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후 극도로 부진했다. 드리블 돌파는 막혔고 첼시의 일방적 공세 속에 뒷공간 침투를 시도하지 못했다. 전반전에만 10번이나 볼 소유권을 잃었다.
특히 손흥민은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첼시는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마마두 쿨리발리였다.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자유롭게 있었던 쿨리발리가 정확한 크로스를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이 상황에서 쿨리발리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토트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코너킥이 날아오고 있는 중에도 손흥민은 충분히 공을 차단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서서 쿨리발리의 득점을 지켜보기만 했다. 손흥민은 실점 후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물론 손흥민에게도 좋았던 순간이 있었다. 전반 40분 첼시의 오른쪽 코너킥을 토트넘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냈고 이는 손흥민에게 연결됐다.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공을 잡은 후 전방을 향해 질주했다. 그러나 리스 제임스가 고의적으로 잡아당기는 반칙을 통해 역습을 끊었다. 제임스는 경고카드를 받았다.
기세를 탄 손흥민은 후반 3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뒷공간을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단짝' 해리 케인의 스루패스가 전달된 것. 손흥민은 에두아르 멘디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왼발 슈팅은 빗맞았고 멘디 골키퍼의 왼손에 걸리고 말았다.
아쉬움을 삼킨 손흥민은 이후 동점골에 기여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공을 지켜내고 뒤로 내준 것을 벤 데이비스가 페널티 아크에서 옆으로 내줬고 호이비에르가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때려 대각선으로 첼시 골문 구석에 꽂았다. 손흥민은 이후 후반 35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손흥민의 스템포드 브릿지 원정기.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게 이날 뛴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인 5점을 받을 정도로 손흥민은 이날 부진했다. 손흥민이 다가오는 EPL 3라운드와 후반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첼시전에서 이날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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