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주4일제 시범사업..다른 병원으로 확대될까

박정연 기자 2022. 8.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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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5개 병원 중 하나인 세브란스병원이 연내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다른 주요 대형병원의 움직임이 관심이다.

간호사 등 대형병원 종사자의 업무 강도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에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주요 대형병원의 주 4일제 도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별개로 간호사들의 업무부담을 덜기 위한 병원들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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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시기상조 의견도.."의사 직군은 의미 없어"
연세 세브란스병원 전경. 연세 세브란스병원 제공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5개 병원 중 하나인 세브란스병원이 연내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다른 주요 대형병원의 움직임이 관심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계 전체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병원 특성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8일 열린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에서 연내 주 4일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노사 합의했다. 시범사업 기간은 1년이다.

시범사업 대상은 세브란스병원 2개 병동과 강남 세브란스병원 1개 병동의 간호사다. 병동당 5명 내외가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는 기존 주 40시간 근무에서 32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은 10% 가량 삭감된다. 병원은 시범사업을 위해 병동마다 간호사 1.5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시범사업 대상인 간호사는 통상 3교대 근무를 한다. 낮(오전 7시~오후 3시), 저녁(오후 3시~밤 11시), 밤(밤 11시~오전 7시) 교대근무는 근무 강도가 높아 간호사의 주요 이직 원인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간호사 등 대형병원 종사자의 업무 강도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에서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청년, 여성, 교대근무 노동자들부터 주 4일제를 시행할 것을 제언했다.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병원 노조도 수 년 전부터 주 4일제 도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시기상조”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서울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간호사 직군을 대상으로 주 32시간(주 4일제) 근무 도입을 제안했지만 신종 감염병 사태로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000년 주 5일제가 시행될 당시에도 서울대병원은 공공기관 중 가장 뒤늦게 적용됐다”며 “항상 인력이 빠듯한 병원에서 주 4일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대형병원의 주 4일제 도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 별개로 간호사들의 업무부담을 덜기 위한 병원들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6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3교대 근무를 폐지했다. 야간근무 여부를 간호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부족한 야간근무 인력은 별도로 충당했다. 서울아산병원도 1999년부터 야간전담 간호사제도를 운영 중이며 일부 병동에선 2교대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도 지난해 2월부터 야간전담 간호사 제도를 실시 중이다.

대형병원의 한 축인 의사들은 향후에도 주 4일제 도입 대상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급종합병원 의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수들은 대학교 교원으로 임용돼 시간제 근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장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정해진 외래진료 외에도 수술이나 연구, 세미나 참석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며 “일정한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정근로시간과 같은 기준으로 업무량을 산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학병원 교수들의 일주일 실제 근무시간은 평균 47.3시간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교수의 62.6%는 한 주에 6일 이상 일한다고 답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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