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심준석 리그의 결말이 다가온다..'꿈이냐, 현실이냐' 선택은?

고봉준 기자 입력 2022. 8. 15. 05:30 수정 2022. 8. 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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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31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끝난 협회장기에서 당시 덕수고 1학년 우완투수 심준석이 우수투수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횡성, 고봉준 기자

-선택의 순간 다가온 ‘고교 최대어’

-두 가지 선택지 놓고 막판 고심 중

-고교 통산 성적은 7승 1패 ERA 2.50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2020년 8월 31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이날 덕수고와 세광고의 맞대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이들은 덕수고 3학년 우완투수 장재영(20·키움 히어로즈)과 3학년 내야수 나승엽(20·국군체육부대)이었다.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장재영과 빼어난 방망이로 국내외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승엽이 고교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할 수 있느냐로 시선이 쏠렸다.

그런데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1학년 우완투수 심준석(18)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심준석은 이 대회에서 기회를 받아 5경기 내리 호투하더니 결승전 선발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덕수고로선 모험이었던 심준석 카드. 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심준석은 6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1실점 역투하고 13-6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150㎞를 웃도는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장면이 큰 화제를 낳았다.

장재영과 나승엽의 존재감을 집어삼킨 이 경기 하나만으로 심준석은 고교야구 최대어로 급부상했다. 신체조건(당시 신장 193㎝·체중 98㎏)이 뛰어나고, 이제 겨우 1학년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당장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해도 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심준석은 이듬해부터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가는 곳마다 적지 않은 스카우트들이 따라붙을 정도였다.

▲ 심준석(맨 오른쪽)이 2021년 9월 1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U-23 야구대표팀과 U-18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직후 1년 선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당시 심준석은 유일하게 2학년 신분으로 U-18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 고봉준 기자

지난해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코로나19로 취소) 국가대표 명단에서도 유일하게 2학년 신분으로 이름을 올리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나간 심준석은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가 모두 마무리된 뒤 고교야구가 아닌 프로야구에서 이름이 더욱 많이 오르내리게 됐다. 최하위를 기록하는 구단이 전면 드래프트로 회귀하는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심준석을 가장 먼저 호명할 수 있는 전체 1번 지명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KBO리그 하위권에는 소위 ‘심준석 리그’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차라리 꼴찌를 하고 심준석을 지명하자는 진담 반, 농담 반의 우스갯소리와 함께였다. 실제로 몇몇 구단 현장에는 일부러 성적을 내지 말라는 일부 팬들의 압박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처럼 야구계 전체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 심준석. 그러나 이후 행보는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신체조건은 신장 194㎝·체중 103㎏으로 더욱 좋아졌지만, 팔꿈치와 허리 부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공식경기 등판이 5차례로 그쳤다. 거취가 달린 올 시즌 초반에도 좀처럼 고교 1학년 때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는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고 김서현과 경남고 신영우 등 다른 영건 파이어볼러들이 그 사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심준석만이 던질 수 있는 뛰어난 종속의 직구는 유일무이하다는 평가 역시 변함이 없었다.

결국 문제는 제구였다.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스트라이크 비율이 갈수록 낮아졌고, 이는 전체적인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 심준석. ⓒ곽혜미 기자

이렇게 아쉬움 속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 심준석. 이제 관건은 향후 거취다. 선택지는 두 가지. 미국 진출 혹은 KBO리그 데뷔다. 문제는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KBO리그 데뷔를 위해선 16일까지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내야 한다. 이전까지는 없던 제도지만, 올해부터 고교 생활기록부와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 등의 서류를 KBO로 제출해야 한다.

아직 참가 신청서를 내지 않은 심준석 측은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의 꿈으로 삼은 미국 진출을 향한 열망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는 만큼 고민이 쉽게 끝나지 않는 눈치다.

만약 심준석이 참가 신청서를 내지 않으면, 향후 시간을 두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한다. 이와 반대로 관련 서류를 내면, 다음 공은 1순위 지명권을 쥔 한화 이글스로 넘어가게 된다. 한화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번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내내 구단 실무진이 현장을 지키며 심준석을 체크했다.

일단 심준석은 당분간은 등판이 어려울 전망이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안산공고와 8강전을 앞두고 “심준석은 12일 경남고와 16강전에서 오른쪽 엄지발가락 부근에 금이 생겼다. 현재로선 다음 경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심준석이 더는 등판하지 않는다면 고교 3년간 25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2.50(54이닝 15자책점) 41볼넷 93탈삼진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마지막 학창시절을 마무리하게 된다.

역대 고교야구를 통틀어 1학년 때부터 가장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들은 심준석. 초고교급 유망주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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