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조 적자' 한전..더는 정치논리로 망가뜨려선 안돼

2022. 8. 15. 0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간판 공기업 한국전력이 빈사 상태에 빠졌다.

연료 가격이 급등해 한전이 발전 자회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지급하는 전력도매가가 올 상반기 ㎾h당 169.3원으로 1년 전보다 117.1% 올랐다.

반면 한전이 가정과 공장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가격은 110.4원에 그쳤다.

한전의 만성 적자를 해결하는 길은 원가를 반영해 전기료를 현실화하는 정공법 외에는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간판 공기업 한국전력이 빈사 상태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대로 가면 올해 적자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전망이라니 눈앞이 캄캄해질 지경이다.

초우량 기업이던 한전이 어쩌다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는지는 누구나 다 안다. 문재인 정권의 탈(脫)원전 정책과 표퓰리즘적 전기료 동결이 주범이다. 값싼 원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고집한 결과 문 정부 출범 첫해 109조원이던 한전 부채는 지난 3월 말 156조원으로 불어났다. 스스로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를 무력화시켜 전기료 현실화 숙제를 윤석열 정부로 떠넘긴 것도 문 정권이다.

한전의 가장 큰 문제는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나는 역마진 구조다. 연료 가격이 급등해 한전이 발전 자회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지급하는 전력도매가가 올 상반기 ㎾h당 169.3원으로 1년 전보다 117.1% 올랐다. 반면 한전이 가정과 공장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가격은 110.4원에 그쳤다. 적자가 더 쌓이면 한전은 채권 발행마저 막혀 빚을 내 버티기도 어려워진다. 한전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두 배 이내에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 한도가 바닥날 전망이다.

한전의 만성 적자를 해결하는 길은 원가를 반영해 전기료를 현실화하는 정공법 외에는 없다. 지난 4월(㎾h당 6.9원)과 7월(5원)에 이어 10월(4.9원)에도 전기료 인상이 예정돼 있지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다. 고물가를 감안하면 전기료를 한꺼번에 크게 올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석탄 등 연료값 상승분을 전기료에 반영한 뒤 세금 감면과 할인,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저소득층 등 배려 대상을 지원하는 건 어떤가. 전기료 정상화를 위한 5~10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도 필요하다. 전기료 현실화는 기업과 가계의 전기 절약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세계 3위 수준이지만,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1%로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싸다. 무수익 자산 처분 등 한전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치솟는 물가가 두려워 전기료 인상을 마냥 제한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는 꼴이다. 정부가 약속한 대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를 독립기구화하고, 전기료를 산정할 때 원가주의를 철저히 적용해 한전이 더 이상 정치논리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