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빗소리는 힘이 세다

허연 2022. 8. 1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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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속까지 빗소리가 들려
나는 눈을 떴다.
빗소리가 피부로 느껴진다.
습하고 서늘한 수천의 소리로
비는 밤을 가득 채운다.
속삭임으로, 웃음으로, 신음 소리로.
흐르는 듯 부드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햇볕이 쨍쨍하던 나날의
딱딱하고 메마른 소리 후에
차분하게 설레이며
비의 탄식이 들려온다 - 헤르만 헤세 作 '밤비'

빗소리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빗소리는 귀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흔든다.

빗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속삭이는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로는 신음 소리 같기도 하다. 더 듣다 보면 울음소리 같을 때도 있다.

빗소리는 사람을 가라앉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낮의 햇살 속에서 들떠 있던 마음을 차분하게 식혀준다.

사람들은 빗줄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난다.

빗줄기는 힘이 세다.

※ 문화선임기자이자 문학박사 시인인 허연기자가 매주 인기컬럼 <허연의 책과 지성> <시가 있는 월요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허연기자의 감동적이면서 유익한 글을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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