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경제학회 70주년에 쏟아진 걱정들
지난 12~13일 열린 한국경제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간 중 원로 경제학자에게서 들은 말들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행사였지만 학자들의 목소리는 엄중했다. 오는 17일 출범 100일이 되는 현 정부 입장에선 단기간에 대한 평가로는 너무 가혹한 평가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현실은 더 가혹하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 악재와 경기 둔화 우려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당면한 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비롯해 연일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뚜렷한 알맹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수많은 정책이 과연 시장 중심 경제와 맞는 행보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경제학자들은 당면한 상황보다 더 큰 문제는 장기 저성장의 늪을 피하기 위한 중장기적 경제 구조 개혁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산성보다는 요소 투입을 통해 성장을 이끌어 온 기존 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장기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 정·관계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0년 내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 2.4%에서 2033년 0.9%로 하락한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그 체질이 허약하다는 데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모든 경제지표의 부진에 대해 코로나19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세계적 인플레이션이라는 '해외발(發) 핑계'로 피해 가고 있지만 이 같은 불안 요인이 해소된 이후에는 어떤 해명을 내놓을 수 있을까.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신뢰의 위기'와 '정책의 미숙' 두 지적이 현 정부에 쓰디쓴 처방전이 돼 심기일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경제부 = 박동환 기자 zack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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