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말폭탄 이러다 여권 공멸한다

2022. 8.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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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13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처분을 받은 지 36일 만이다. 하지만 당대표가 가까스로 수습 국면에 접어든 내홍 사태를 다시 부추겨 여권 전체를 대혼돈에 빠트린 것은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이철규 의원을 '윤핵관',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정재 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지목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이 ×× 저 ××'라는 말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가 말폭탄을 쏟아낸 것은 자신이 제기한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리를 앞두고 여론전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속셈일 공산이 크다. 이 대표로선 자신에 대한 징계처분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뤄져 억울한 심정일 것이다. 더구나 작년 6월 당대표에 선출돼 '젊은 바람'을 일으키며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는데 선거 후 버려졌다는 분노와 절망도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정에 치우쳐 당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불사하고 대통령과 여당 인사들을 자극적 언사로 공격하는 것은 당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정치 도의를 저버린 처사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 대표에게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 생각해보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자신의 성상납 의혹 등도 아직까지 명쾌하게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것은 대통령의 책임 못지않게 극단으로 치닫는 이 대표와 윤핵관의 대립과 반목 탓이 크다. 대내외 경제 복합위기와 물난리 등으로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민생은 뒷전인 채 사생결단식 권력 다툼만 벌인다면 여권 전체가 공멸로 치달을 수 있다. 이런 파국을 막으려면 여권 모두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육참골단의 자세로 쇄신과 변화에 나서야 한다. 법원도 신속한 판단으로 여권이 위기를 수습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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