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총공세 나서자..美가 꺼내든 손자병법 전략 [최유식의 온차이나]
중화권 평론가 "위나라(중국) 약점을 공략해 조나라(대만) 구한 '위위구조' 전략 보는 듯"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이 끝난 8월4일부터 8월7일까지 사흘간 중국이 대만 주변 6개 구역에서 대대적인 봉쇄 훈련을 벌였습니다. 둥펑-15 등 탄도 미사일도 11발이나 발사했다고 하죠.
중국군은 예고된 훈련 기간이 끝나고 나서도 “대만해협 주변 실전화 합동훈련을 연장한다”면서 “이런 식의 훈련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잇단 사전 경고에도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강행하면서 대국의 체면을 손상당한 게 분하다는 뜻이겠죠. “왜 방문을 막지 못했느냐”는 국내 여론을 달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미국 CNN이 8월6일 재미있는 보도를 했어요. 미 육군이 오는 10월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 지역에서 인도 육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중·인 분쟁지역 코앞서 합동군사훈련
인도 말로 ‘유드 압하스(Yudh Abhyas·전쟁 연습)’라고 부르는 이 훈련은 2004년 이후 매년 미국과 인도로 서로 번갈아 개최하는 정기 훈련입니다. 각국에서 300~400명 정도의 대대 병력이 참여해 돌발적인 국지전이나 테러 공격 등에 대비한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죠.
작년 10월에는 알래스카 추가치 산맥 일대에서 훈련이 진행됐습니다. 주로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산악 지역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국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올해는 10월18일부터 10월31일까지 2주간 인도 북부 우탈라칸드주 아울리(Auli)에서 훈련이 진행된다고 해요. 이곳은 해발 3048m의 고산 지역으로 중국과 인도 간 분쟁선인 실질통제선(LAC)에서 불과 95㎞ 떨어진 곳입니다.
2020년5월 양국 간 유혈충돌이 있었던 판공호에서는 370㎞의 거리입니다.
◇대만 총공세 중국에 대한 경고
미국과 인도는 그전에도 우탈라칸드주에서 여러 차례 훈련했어요. 하지만 훈련 장소는 LAC에서 300㎞ 이상 떨어진 곳을 택했습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겠죠.
그랬던 미국이 이번에는 LAC 코앞을 훈련지로 선정했습니다. 이 훈련을 관할하는 미 육군 태평양 사령부 찰스 플린 사령관(대장)은 6월 초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경분쟁 지역의 중국군 병력 증강 상황이 깜짝 놀랄 정도”라고 발언하기도 했죠. 인도는 미국이 대중 견제를 위해 만든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중요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중국군이 대만을 둘러싸고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하는 시점에 미국이 중국·인도 국경분쟁 지역 군사 훈련을 부각하고 나선 뜻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으시겠죠. 일종의 양동작전으로, “대만 말고도 신경 써야 할 곳이 더 있지 않으냐”고 은근슬쩍 중국에 경고한 겁니다.
◇손빈의 ‘위위구조’ 전략
중화권 평론가들은 미국의 이런 전략을 춘추전국시대의 고사성어 위위구조(圍魏救趙)에 비유해 설명하더군요.
기원전 354년 위나라 장군 방연이 대군을 이끌고 조나라를 침공해 수도인 한단(邯鄲)을 포위하자, 조나라 임금이 제(濟)나라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때 지원군 군사로 따라간 병법가 손빈(孫臏)은 직접 조나라를 도우러 가지 말고 정예군이 모두 조나라에 투입돼 허약한 위나라 수도 대량(大梁)을 공략하도록 합니다.
제나라가 위나라를 침공한다는 소식에 방연은 결국 포위를 풀고 귀국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죠. 이후 방연은 손빈의 매복 계략에 말려 대패를 하고 전사했다고 합니다.
위위구조는 강성한 적과 직접 맞부딪치지 않고 적의 약점을 찔러 간접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하죠. 손빈은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孫武)의 후손이니, 미국이 손자병법의 전략으로 중국의 대만 공세에 대응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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