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이효리·유연석도 참여한 '이 봉사'..누군가에겐 평생의 선물

김효실 2022. 8. 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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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 결정된 유기견과 함께 비행
"간단한 수고로 큰 도움" 참여 독려 메시지
"유기견 현실 알리는 계기 되길"
스튜디오피닉스·초록뱀미디어·SLL,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티빙 제공

배우 이기우는 ‘테디 아빠’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테디는 2021년 이기우가 입양한 유기견. 테디는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6만3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기우의 인스타그램에도 테디와 함께 한 일상 사진이 한가득하다.

그런데 지난달 12일 이기우의 에스엔에스에 올라온 사진에는 테디와 함께 다른 개 3마리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가족을 찾지 못해 해외로 입양되는 유기견들. 이기우가 테디와 함께 미국 여행을 가는 길에 유기견 3마리를 위한 ‘이동 봉사’에 나선 것이다.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는 해외로 입양이 결정된 유기견이 입양자를 만날 수 있도록 봉사자가 유기견과 함께 비행기를 타는 일이다. (관련 기사 해외로 입양 가는 유기견, 비행기 표는 어떻게 끊나?)

이기우는 사진과 함께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를 권유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출국 전 30분 도착 후 30분. 나의 한 시간이 유기견을 기다리는 가족에겐 평생의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 이동 봉사 어렵지 않아요.”

이기우의 소속사 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쪽은 “코로나 확산 뒤 해외 출입국 수가 줄면서 입양 확정은 됐지만 이동 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기관이나 단체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배우 이기우가 유기견 해외입양 이동봉사에 나선 모습. 네버다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동물권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지면서 연예인들이 유기견을 입양하는 일은 물론, 해외입양 이동 봉사에 앞장서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앞서 배우 유연석은 지난 5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유기견 해외입양 이동 봉사 이렇게 하세요’라는 제목을 붙인 7분56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유연석도 2021년 사설보호소에서 구조된 유기견 ‘리타’를 입양한 반려인이다. (관련 칼럼 ‘애린원 리타’와의 해피엔딩…그 끝엔 배우 유연석이 있었다).

영상에서 유연석은 봉사에 나선 계기로 “(해외입양 이동봉사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임순례 감독님이랑 카라를 통해서 입양한 리타의 안부를 이야기하다가 (내가) 휴가차 미국 여행을 간다고 하니까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또한 시청자 누구나 ‘간접 체험’ 느낌으로 봉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참여 방법을 단계별로 보여준다. 유연석이 공항 카운터 유기견들을 만나 함께 체크인하고, 비행 뒤 해외 공항에 도착해서 현지 담당자에게 인계하는 모습이 모두 담겼다.

유연석 유튜브 콘텐츠의 한 장면. 유튜브 갈무리

유기견 이동 봉사는 해외 출국 때만이 아니라, 국내에서 이동할 때도 참여할 수 있다. 가수 이효리는 지난 5월 공개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티빙의 오리지널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서울체크인>에서 캐나다 입양이 예정된 유기견 ‘코리’를 제주도에서 서울로 이동 봉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2011년부터 10여년 이상 유기견 관련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효리는, 2013년부터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다. 인기 관광지인 제주도는 전국에서 반려동물이 가장 많이 유기되는 장소다.

유기견 국외입양을 돕는 단체 코리안 케이나인 레스큐(이하 KK9레스큐) 김현유 대표는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기견의 이동 여정을 함께 해주는 것은 봉사자가 누구든 큰 의미가 있지만, 유명 연예인들은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와 함께, 이동 봉사가 필요한 유기견의 현실을 널리 알리는 의미도 크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서만 한 해 평균 800여 마리를 해외로 떠나보낸다. 품종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믹스견’이 대부분. 유기견 여부를 표시하지 않는 정부의 ‘수출 동물’ 통계에서는, 한 해 2만 마리 안팎의 개들이 해외로 떠나는 것으로 집계된다.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의 한 장면. 티빙 갈무리

김현유 KK9레스큐 대표는 “유명 연예인의 파급력에 힘입어 ‘이동봉사 해주세요’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왜 유기견을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는지, 유기견을 위한 어떤 인식 변화 및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품종 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 ‘마당개’(실외사육견) 중성화수술 사업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개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므로, 한 번 가족으로 맞이하면 버리지 않고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신중한 선택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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