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소장품'으로 다시 보는 이중섭의 예술 세계

안다영 입력 2022. 8. 14. 21:41 수정 2022. 8.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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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작품 중에서, 이중섭의 작품만 따로 모은 특별전이 마련됐습니다.

은박지 그림과 말년에 그린 풍경화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품들도 공개됐는데요.

함께 만나보시죠.

안다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 손엔 붓, 다른 손엔 팔레트를 든 남자가 가족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림 그리는 남자와 가족 중의 남자에게 똑같이 콧수염이 나 있습니다.

화가 이중섭 자신을 표현한 겁니다.

이중섭은 1952년, 일본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뒤 담뱃갑 속 손바닥만 한 은박지에 이런 은지화를 즐겨 그렸습니다.

은지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새와 닭, 물고기와 게는 자신의 가족을 의인화하거나 가족과 함께했던 제주 시절을 표현하기 위한 단골 소재였습니다.

두터운 필치로 그려낸 어미 닭과 병아리 두 마리.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한 물놀이하는 아이들과 물고기.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으로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이 두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론 같은 구도를 다른 기법으로 반복적으로 그리기도 했습니다.

두 그림은 제주에서 함께 살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일본에 있는 두 아들에게 각각 보내준 겁니다.

이런 1950년대 작품들과 달리, 1940년대에는 주로 연필화와 엽서화를 그렸습니다.

이때 작업이 화가의 전성기를 여는 밑거름이 됐고, 1956년 생을 마감하기 전에 그린 풍경화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우현정/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표면적으로는 꽤나 다르게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 그려져 있는 도상들이나 실험적인 기법 같은 것들을 보시면 1950년대와 1940년대가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수집한 이중섭 작품 80여 점을 통해 화가의 빛나는 예술 세계를 더 깊이 만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보현/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서수민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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