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star] 빅버드에 'K-카를로스' 떴다..이기제가 보여준 킥 '두 방'

[포포투=김환(수원)]

빅버드에 K-호베르투 카를로스가 떴다. 이기제의 발끝이 빛났고, 수원 삼성 승리의 주역이 됐다.

수원 삼성은 14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에서 성남FC에 4-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수원은 김천 상무를 제치고 리그 10위로 올라섰다. 대구FC와 승점은 동률이나, 골득실차에서 밀린다.

단두대 매치의 승자는 수원이 됐다. 경기 전부터 수원의 이병근 감독은 이번 경기가 단지 성남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에 집중할 것이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발판이 될 경기라며 성남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원은 오랜만에 4백을 꺼내 들었고, 수비진 앞에 이종성과 정호진을 배치해 안정감을 더했다.

한동안 윙백으로 출전하던 이기제는 이날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 하지만 역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수원의 공격 상황 시 이기제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고, 세트피스도 도맡아 처리했다. 수비 시에는 3선의 선수들이 내려오자 측면으로 넓게 벌렸고, 성남의 측면 공격을 막았다.

중요한 순간, 이기제의 발끝이 빛났다. 전반 27분 이기제가 올린 날카로운 코너킥이 고명석에게 향했고, 고명석은 헤더로 연결해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의 선제골이자,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골이었다.

선제골 이후 수원은 확실하게 흐름을 잡은 듯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경기의 주도권은 수원 쪽에 있었고, 수원은 이를 바탕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11분, 또다시 코너킥이었다. 이기제가 박스 안쪽으로 날카롭게 감은 공이 오현규에게 향했다. 오현규는 머리만 갖다 대면 됐고, 또다시 성남의 골망이 흔들렸다.

이후 박수일에게 추격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수원은 전진우가 두 골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경기는 수원의 4-1 승리로 끝났다.

추격당하던 와중, 경기에 쐐기를 박은 선수는 전진우였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던 수원의 선제골과 두 번째 골은 모두 이기제의 발끝에서 나왔다. 왜 수원이 이기제가 편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하는지, 왜 세트피스를 이기제에게 맡기는지 알 수 있었던 이기제의 활약이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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