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인사'라더니..'탕평'까지 놓쳤다[윤석열 정부 100일 - 파워엘리트 분석]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박광연 기자 2022. 8. 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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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개 기관 공무원 중 190명 대상
영남 출신 38% 최다, 호남은 13%
70%가 'SKY'·남성 쏠림도 심화
잇단 인사 참사에 '원칙' 물음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고위공직자(파워엘리트) 집단에서 대구·경북 출신은 전 정부에 비해 대폭 늘고 호남 출신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 여성 고위직 진출도 질적으로 나빠져 탕평·균형 인사를 가늠하는 지표가 모두 악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학교·성별 안배에 선을 긋고 ‘능력주의’를 유일한 인사 원칙으로 내세운 결과로 풀이된다. 각종 인사 참사로 능력주의 인사 성과에 물음표가 붙으면서 결국 능력과 탕평 양쪽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향신문이 윤 대통령 취임 100일(17일)을 사흘 앞둔 14일 대통령실과 중앙 행정부처를 비롯한 45개 기관의 장차관, 주요 실·국장 등 윤석열 정부 핵심 고위공직자(윤핵공) 190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인선 특징을 살피려고 분석 대상은 윤 대통령이 새로 임명하거나 유임한 인사로 한정했다.

출신 지역을 보면 대구·경북(TK·39명)과 부산·울산·경남(PK·34명) 등 영남이 73명(38.4%)으로 가장 많았다. TK가 20.5%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문재인 정부 3년차인 2019년 조사 때의 11.6%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호남 출신은 25명(13.2%)으로 지난 조사(28.0%)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었다. 232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조사와 일대일 대응되는 수치는 아니나, TK 부활·호남 퇴조 기류는 명확했다. 국가정보원·검찰·경찰·국세청 등 4대 권력기관 고위직 31명(공석인 검찰총장 제외)에선 TK 출신이 9명으로 3년 전(32명 중 3명)의 3배로 늘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85명(44.7%), 고려대 23명(12.1%), 연세대 22명(11.6%) 순으로 특정 3개 대학 출신이 130명(68.4%)이다. ‘SKY’ 비중은 정부 출범 100일 기준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2013년 조사) 때 50.5%에서 문재인 정부(2017년 조사) 때 61.0%로 훌쩍 뛴 뒤, 다시 윤석열 정부에서 과점 현상이 심화했다. 출신 고등학교는 가장 많은 곳(경기고)이 6명으로, 다양화 기류가 유지됐다. 윤 대통령 출신고인 충암고(5명)가 2위로 약진했다.

여성 비율은 2019년 조사(7.3%)와 유사한 7.4%(14명)다. 질적인 면에서 악화가 두드러졌다. 18개 중앙부처 장관 중 여성은 한화진(환경부), 김현숙(여성가족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등 3명(16.7%)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인 2019년엔 국가보훈처를 포함해 19개 부처 중 6개 부처(31.6%) 수장을 여성이 맡았다.

탕평·균형 인사의 붕괴 신호는 앞서 예견됐다. 윤 대통령은 “각 분야 최고 경륜과 실력자를 모셔야지 자리 나눠먹기식, 그런 식(지역·성별 안배 등)으로 국민통합이 안 된다”(지난 3월13일)고 말했다.

평균 연령은 56.5세로 2019년 조사 때(56.4세)와 비슷했다. 50대가 151명(79.5%)으로 핵심 고위공직자 10명 중 8명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윤핵공을 대표하는 얼굴은 50대 중반의 서울대 출신 남성(서·오·남)이었다.

유정인·박광연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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