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쉬움 남긴 국내 첫 전기차 경주대회 '포뮬러E 서울'
추월 때마다 관중들 환호.."애들 데리고 헤매" 운영은 '낙제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E'가 13~14일 서울에서의 결승전을 끝으로 시즌 8을 마무리했다.
국내에서 열린 첫 전기차 경주대회로, 대회 개최 소식을 접한 모터스포츠와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티켓가격, 대회 운영 미숙으로 큰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포뮬러E' 16라운드 마지막 결승전이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12시50분까지 예선 경기가, 오후 4시5분부터 오후 5시까지 본선 경기가 진행됐다. 마지막 16 라운드에서 로킷 벤추리 레이싱 팀의 에도아르도 모르타라 선수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즌 우승의 영예는 메르세데스-EQ 포뮬러E 팀에 전부 돌아갔다.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16 라운드 2위를 기록한 스토펠 반도른 선수가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시즌 동안 소속 선수 2명이 획득한 포인트가 가장 많은 팀인 '메르세데스-EQ 포뮬러E 팀'이 '팀 챔피언십' 타이틀을 얻었다.
결승전에는 수천명의 관객에 불과했던 전날(13일)에 비해 많은 관객들이 찾았다. 어림잡아 2만여명의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전기차 경주대회라 수많은 관심을 모인 대회였지만 아쉬움이 컸다.
14일 오전 11시 종합운동장역에는 가족과 연인 단위의 관람객들로 붐볐다.최근 출시한 갤럭시 폴드4와 플립4가 전시돼 있는 삼성전자 홍보관, 포뮬러E 서킷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부스, 포켓몬 팝업스토어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잠실주경기장으로 들어오자 텅텅 빈 관람석만 눈에 들어왔다. 잠실주경기장의 수용인원은 10만명인데, 고작 2000~3000명만 들어온 것으로 보였다. 본선 경기에는 1만~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관객들이 모였지만 텅 빈 관중석이 더 많았다.
안내원들이 잠실주경기장 일대 곳곳에 배치됐지만, 경기장까지 찾아오는 길도 힘들었다.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불만이 높았다.
8살과 10살 아이들과 경기장을 찾은 김미소씨는 "내리는 곳에서부터 안내가 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안내가 없어 길을 헤맸다. 안내가 너무나 부족했다"며 "티켓을 구매할 때부터 안내가 부족했다. 가족 4명이 하염없이 걸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들과 함께 온 지모씨도 "진행 요원들이 습득이 잘 안된 것 같았다. 동선이 너무 복잡한데 안내가 잘 안돼 너무 헤맸다"며 "내년 대회가 열리더라도 너무 힘들어서 안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도 아쉬웠다. 기존 레이싱 대회에서 들을 수 있는 내연기관 엔진의 굉음이 아닌, 쇠가 철판에 갈리는 듯한 고주파의 모터음을 내면서 아슬아슬한 코너링을 하는 레이싱카를 보는 맛은 분명 존재했다.
전날(13일) 15라운드 우승자인 재규어 TCS 레이싱의 미치 에번스가 예선 경기에서 주경기장 방호벽에 부딪히자 관중석에서는 안타까운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아이들은 "우리 편 이겨라", "빨간 색 우리 편"이라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본선 경기에서도 아슬아슬한 추월을 하면 관중석에서는 큰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잠실주경기장 서킷이 추월에는 용이하지 않아 예선경기는 물론 본선 경기에서도 추월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추월 상황 대부분이 주경기장 바깥에서 벌어졌다. 주경기장에서의 레이싱은 시간이 지날 수록 똑같은 장면만 반복되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나마 중반 이후 세이프카 상황이 발생하면서 추월이 가능하게 차량 간격이 줄어들면서 레이싱에 불이 붙으면서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다.
50만원짜리 티켓을 구매한 김모씨는 "레이스가 보이다가 안 보이고 하는 등 관중석에서 볼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며 "한 번은 와 볼만 하지만 두 번은 안 올 거 같다"고 했다.
서울 E-프리는 개막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울 E-프리 개최 소식이 전해지고 모터레이싱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티켓 오픈이 되고 나서 지나치게 높은 티켓 가격으로 비난이 쇄도했다.
가장 싼 티켓값이 9만9000원, 가장 비싼 건 50만원이나 됐다. 행사가 이틀간 진행되지만 티켓은 하루만 사용할 수 있다. 이틀 모두 관람하려면 최소 19만8000원, 최대 100만원이 든다.
15일 열리는 미국 아티스트 빌리 아일리시 콘서트의 가장 비싼 좌석의 가격이 18만7000원, 20일 열리는 싸이의 흠뻑쇼도 13만2000원~14만3000원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국내서 열리는 첫 전기차 대회라 언론들의 관심도 높았지만, 언론 대응에도 미숙함을 보였다. 지나치게 복잡한 취재 등록 절차, 이마저도 절반 가량의 언론사들이 최종 승인을 못 받아 취재가 불가능하게 됐는데도 최소한의 안내 절차도 없었다.
선수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전날 밤에 공지했는데 이마저도 서버 문제로 취소됐다. 취소 이후 서면 인터뷰라며 주최 측의 일방적인 자료 배포만 있었다.
포뮬러E는 내년 열릴 '2022~2023' 포뮬러E 시즌 9도 서울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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