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문 표절' 주장 구연상 교수, "떳떳하고 싶었다"

고기정 2022. 8. 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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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하지 말라'고 가르친 학생들에게 떳떳하고 싶어"
"김 여사 표절 저지른 데는 지도교수 책임도 커…지도 흔적 찾아볼 수 없다"
연구 부정행위 인정 안 한 국민대 비판…"국민대 표절검증은 불량 검증 사건"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구연상 숙명여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구연상 페이스북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해당 사실을 공론화시킨 이유에 대해 "'표절하지 말라'고 가르친 학생들에게 떳떳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구연상 교수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내가 김건희 여사의 표절 사실을 밝힌 까닭'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국민대의 '틀린 결론' 앞에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9월 1일부터 마주하게 될 나의 수강생의 얼굴이었다"라고 입을 연 그는, "리포트나 기말 논문에서 표절을 저지른 수강생은 그 고의성에 따라 점수를 깎거나 0점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수강생 가운데 누군가 '교수님, 영부인의 표절은 되고, 제 표절은 왜 안 되죠?'라고 묻는다면,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며 해당 내용을 공론화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구 교수는 "부끄럽고 싶지 않았다. 나는 평등하고 자유로운 강의실에서 수강생들이 담당 교수를 존경하는 가운데 모두가 서로의 앎을 키워나가는 떳떳한 교수가 되고 싶었다"라며 "나는 '표절하지 말라'는 내 말이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이미 '표절 논문'으로 확인한 김 여사의 학위논문의 '표절 사실'을 밝혀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표절을 저지른 데는 논문 지도교수의 책임 또한 매우 크다고 짚으며, "논문 지도(指導)는 말 그대로 논문의 주제와 목적은 어떠해야 하고, 논문은 어떠한 방식으로 쓰는 것이며, '좋은' 논문이 갖춰야 할 문제의식과 학문적 기여 등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를 가르쳐 학생이 그 가르침에 따르도록 하는 일이다. 나는 김 여사의 박사논문에서 이러한 지도의 흔적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교수는 논문 지도교수의 자리를 맡지 말았어야 하며, 교수가 스스로 책임질 줄 모른다면 가르칠 자격을 이미 잃은 것이라고도 비판했습니다.

구 교수는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논문이 자신의 논문을 짜깁기했기 때문에 '학위논문'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논문 내용의 문제성도 짚으며 "박사급 논문다운 이론적 고찰이 아예 빠져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채택한 방법론의 타당성에 대한 입증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설문조사의 절차와 내용 그리고 무엇보다 그에 대한 치밀한 분석까지 모두 빠져 있고, 논문의 핵심 가치라고 볼 수 있는 주장들은 아무런 증명 근거도 없이 체계나 순서도 없이 아무렇게 나열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한 국정을 맡은 사람은 언제나 '법의 올바름'을 실천해야 한다"며 "나라는 '올바른 법'에 의해 다스려질 때만 세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앞서 구 교수는 지난 11일 KBS '사사건건 플러스'에 출연하여 "김 여사의 석사 논문은 40~50%의 표절률을 보이고, 박사 논문은 29%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 15%의 표절률이면 상당히 위험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제 논문과 비교했을 때 2장 1절의 경우에는 한 3~4쪽 정도가 100% 똑같았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그대로 베껴 썼다"면서 "심지어는 제 논문에는 본문에 있던 것을 각주로 가져와서 마치 자기가 직접 쓴 글인 것처럼 위장했다고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 교수가 김 여사가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자신의 논문은 「디지털 컨텐츠와 사이버 문화」(2002년)입니다. 국민대는 해당 논란에 대해 '일부 표절이 인정되지만,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로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구 교수는 "국민대의 표절 검증은 박사 학위 불량 검증 사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김 여사의 리스(RISS) 내려받기 조회 수가 1만 1,000건이 넘은 것을 언급하며 "일부라도 표절하는 것을 용인하는 교수나 학자가 있으면 나와보시라고 하라. 국민대는 박사 학위를 주는 검증 기관일 뿐 아니라 수여 기관인데 마치 일부 표절이 있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주 잘못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대가) 어떤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한 해명 또는 보도 자료를 내지 않고 있고 자율성과 학자의 양심을 운운하며 피해를 구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도덕으로 악행을 덮으려 하는 잘못된 처사"라고 꼬집으며 "김건희 여사가 먼저 표절 당사자로서 사과하고 (김 여사의) 지도교수, 심사위원, 국민대 모두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고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ogi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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