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덮쳐..내년 2차 식량위기

송광섭,송민근 2022. 8. 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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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식량수출 재개했지만
유럽·아르헨에 무더위·가뭄
밀 생산 올해보다 감소 전망
내년 국제 곡물가 급등 예고
수입 의존하는 한국 큰 충격

◆ 이상기후에 2차 식량 위기 ◆

사상 최악의 집중호우가 최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여름 유럽 지역의 가뭄과 무더위를 비롯한 이상기후 영향으로 내년 전 세계 밀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정점을 찍고 하락한 밀 가격이 조만간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밀(2020년 기준 1인당 31.2㎏)은 쌀(57.7㎏)에 이어 한국인의 곡물별 소비량 2위를 차지하지만 자급률은 1%가 채 안된다. 그만큼 국제 곡물 가격 등락에 따른 국내 밥상 물가 영향이 커 한국 식량안보에 있어 가장 취약한 고리로 평가된다. 전 세계 밀 생산량이 올 하반기 감소하는 가운데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2023년 생산량은 2021~2022년보다 1%(784만t) 감소한 7억7294만t으로 전망됐다. 북반구에서는 밀을 겨울에 키워 상반기 중 수확하기 때문에 2개 연도를 묶어 생산량을 비교한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과 아르헨티나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올여름 이상기후로 찾아온 더위에 남부 유럽인 스페인·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의 밀 생산량이 1.7%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전체 95개주 가운데 93개주에서 급수 제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아 북부 5개 지역에서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세계 주요 밀 생산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도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3.3%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밀은 대표적인 식량작물이라 수요 감축이 어렵다.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집중호우와 비슷한 기상 이변이 전 세계적으로 잦아지고 있다"며 "올해 식량위기가 지나도 이 위기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식품부는 최근 국내 비축량 확대와 생산 작물 전환 등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국내 기업의 해외 곡물 시장 진출을 돕고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등 식량위기 대응에 한창이지만 식량안보 수준은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게 현실이다.

매일경제가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전 세계 113개국의 식량안보 수준을 비교·평가한 '2021년 글로벌 식량안보지수(GFSI)'를 이날 분석한 결과 한국은 EIU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부터 10년간 '식량안보 전략' 평가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 전체 58개 평가 항목 중 이를 포함해 △식량안보 전담기구 △농작물 저장시설 △국가 영양 전략 등 총 9개 항목에서 10년간 0점이었다.

113개국 중 식량안보지수 순위도 10년간 30위 안팎에 머물고 있다.30위권 국가 대부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 가입국 중 최하위권이다.

[송광섭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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