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갔다 온 나스닥..4주째 거침없는 상승 [월가월부]
작년 11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뉴욕 증시가 4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장기간 오름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 하락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수입물가까지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조짐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4.38포인트(1.27%) 상승한 3만3761.0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72.88포인트(1.73%) 상승한 4280.1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67.27포인트(2.09%) 상승한 1만3047.19로 마감했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올랐다. 해당 기간 S&P500지수는 10.79%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도 13.93% 올랐다.
주가 상승세는 경제지표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경기 침체 우려도 완화된 것이 주효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4% 하락하면서 전달 기록한 0.3% 상승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전월 기준으로 미 수입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물가가 하락한 데는 에너지 수입물가가 전달보다 7.5% 하락하는 등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반영됐다.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12개월 후 기대인플레이션도 5.0%로 집계돼 전달 5.2%에서 낮아졌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5% 상승해 전달(9.1%)보다 낮았고, 11일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하락하면서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비심리 개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5.1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기록한 51.5에서 상승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인 52.5보다 높았다. 다만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은 '인플레 정점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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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윤원섭 특파원 / 서울 = 최현재 기자]
S&P500·나스닥 4주째 상승
7월 물가 예상치 하회하며
증시 일제히 환호했지만…
월가는 신중론이 더 우세
올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며 개인투자자들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최근 설문에서 응답자 중 32.2%가 향후 6개월간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립 의견은 31.2%, 약세장 의견은 36.7%였다. 약세장을 예상한 비율은 지난 4월 27일 기록했던 59.4%에서 크게 떨어졌다. 향후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도 최근 한 달간 26.02% 하락했다.
투자심리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물가가 정점을 찍음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7월 PPI까지 공개된 12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확률은 61.5%까지 상승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추가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저가 매수세 유입 이후에는 세부적으로 업종과 기업에 따라 추가 상승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때 비용 측면에서 단기 성과가 두드러지는 산업은 전자상거래로 아마존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소비 둔화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은 페이팔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알파벳 등 온라인 광고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광고주 복귀에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에도 월가에선 아직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배런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은 최근 뉴욕증시에서 보인 상승세는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CPI와 PPI가 전망보다 낮게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 저점이 오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마이클 하트넷 BoA 연구원은 최근 투자 메모에서 "S&P500지수가 3600이 되면 조금씩 매수하고(nibble), 3300에서 본격적으로 투자하고(bite), 3000이 됐을 때 적극적으로 매수해야(gorge) 한다"고 조언했다. S&P500지수가 최근 종가보다 15.89% 떨어져야만 첫 매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 약세장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BoA의 설명이다. BoA 연구원들은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분기까지 2년 동안 총 59조달러 규모로 주식을 매수했다"며 "역사적으로 최근 3번 있었던 증시 저점은 개인투자자가 대거 주식을 순매도하고 1~2분기 뒤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BoA는 "기관투자자들도 아직 주식 매수를 계속하고 있는데, 그동안 유동성이 막힌 채 나타나는 '패닉'이 있어야만 약세장이 끝나왔다"고 덧붙였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A 수석연구원도 "증시 바닥을 나타내는 신호 중 30%가량만 드러났다"며 "그동안 저점 신호의 80%가량이 나타나야만 완전한 증시 바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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