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다 건드린 이준석..출범 전부터 흔들리는 비대위
유승민과 연대 가능성도 주목
가처분 관계없이 내홍 커질듯
"기성정치 폭격" "즙짜기"
여권 내부서 평가 엇갈려
당장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 인사들을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당내 갈등이 절정 양상으로 치닫게 됐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도, 비공식 입장도 낼 것이 없다"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대응할수록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자신의 문제에 대한 건 쏙 빼고, 대통령에 대한 비판만 자극적으로 강조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갓 출범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뒤흔들고 있다.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 과정에 대해 "반민주적"이라고 비판하며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진다면 비대위는 좌초 위기에 봉착한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절정으로 치달은 당내 갈등을 비대위 수준에서 봉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상당수 의원은 이 같은 양상에 대해 "당이 공멸로 가고 있다"며 우려를 쏟아냈다.
이 대표가 당원들의 온라인 소통 공간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것도 비대위 차원에서는 부담이다. 이 대표는 "그들(윤핵관)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 다음주부터 더 많은 당원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공개하려고 한다"며 온라인 당원 소통 공간을 만들 계획을 밝혔다. 탈고를 앞둔 이 대표의 책 역시 또 다른 뇌관이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말미에 '오늘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게 할 말을 다했다고 보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네? 책을 왜 쓰겠습니까, 제가"라며 남은 폭로가 이어질 것을 암시했다.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대표는 신당 창당엔 선을 그었지만, 유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묻자 윤핵관 대비 높은 지지율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의 초강수에 '친이' 의원들이 호응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 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정밀폭격했다"며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웅 의원도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공개 저격한 '윤핵관'은 강력 반발했다. 이철규 의원은 언론에 "(이 대표의 기자회견은) 평가할 가치도 없다. 본인이 한 말부터 약속을 지키라"며 "이 대표가 달나라나 화성으로 가면 나도 호남 출마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윤핵관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지적에 반응한 것이다. 원로 인사들도 이 대표의 기자회견이 과했다고 보고 비판 일색이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4일 "스스로 반성하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 도리"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제(13일)의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 그동안 젊은 당 대표라 많은 당원이 참고 존중해줬다"며 "더 이상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 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뚜껑을 여니 소문난 잔치에 진짜 먹을 것 없다"며 "기대에 결코 어긋나지 않는 즙 짜기"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성상납 은폐교사에 대해선 입도 뻥끗 안 하면서 큰 거 한 방 터뜨린다고 하더니만 공갈빵만 부쉈다. 자해쇼였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억울한 심정을 이해하지만 좀 더 말을 가려서 했으면"이라고 전했다.
[박윤균 기자 /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준석 회견에 여권 발칵…"尹을 개고기에 비유하다니"
- 1차 여론조사도 李 압승…어대명 넘어 `확대명`
- [단독] 尹 광복절 키워드 `자유` `번영`…건설적 한일관계 제안
- `구독자 72만` 유튜버…식당서 `머리카락 사기극` 벌이다 덜미
- 가양역서 또 실종사건…이번엔 20대 남성 행방불명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우버人사이트
- ‘42세’ 한가인, 결혼 19년 만에 남편 연정훈과 첫 화보...‘꿀이 뚝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