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재개 둔촌주공..평당 분양가 4천만원 찍을까
공사비에 필수경비 반영될 듯
둔촌주공아파트재건축조합과 시공사업단 간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입지도 좋다 보니 일반분양가에 대한 실수요자들 관심이 뜨겁다.
14일 둔촌주공조합은 "일반분양 일정이 많이 지연된 만큼 분양가 산정 방법 등을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단됐던 공사가 이르면 오는 11월 재개되고 내년 1월에는 일반분양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둔촌주공 분양가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결정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에 진행됐던 분양가 책정 과정을 통해 대략적인 분위기는 짐작해볼 수 있다.
지난 4월 강동구청은 한국부동산원 검증을 거쳐 둔촌주공 사업용지의 택지 ㎡당 감정평가액을 1864만원으로 결정해 통보한 바 있다. 이를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되는 택지비로 환산하면 ㎡당 약 645만원, 즉 평(3.3㎡)당 약 2130만원이다. 택지 감정평가액은 단순히 단지가 들어설 대지 평가액이므로 분양가에 들어가는 ㎡당 택지비는 지어질 아파트 용적률에 따라 줄어든다.
이렇게 추산한 토지비에 당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 현장 가운데 하나였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의 평당 공사비(1469만원)와 비슷한 수준의 공사비를 가정할 경우 분양가는 평당 3600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조합이 내심 원했던 평당 3700만~4000만원에는 못 미치는 결과다. 하지만 당시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분양가를 확정하지 못한 채 논의가 흐지부지됐다.
새로운 분양가를 산정하기 위해 조합은 지난 4월 통보받은 택지 감정평가액을 활용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감정평가를 다시 실시할지를 먼저 결정할 방침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예전 감정평가액을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올해 더 오른 공시가를 반영할 수 없고, 반대로 새로 감정평가를 하면 택지비는 오를 수 있지만 일정이 빡빡해진다"며 "두 방법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조합원들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사비는 증액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가 주거이전비, 영업 손실보상비, 명도소송비, 총회 비용 등 필수 경비를 공사비, 가산비에 반영하도록 하는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을 지난 7월부터 시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등한 자재값 상승분도 반영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조합이 원하는 대로 평당 4000만원대 분양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 정도 수준 분양가가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둔촌주공과 비교할 만한 주변 단지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뿐"이라며 "헬리오시티 33평형이 지난 7월 말 21억원, 즉 평당 약 6360만원에 거래된 것을 보면, 둔촌주공을 평당 4000만원에 분양해도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이 평당 4000만원대에 분양되면 서울 전체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워낙 상징성이 큰 단지인 만큼 강동구청의 분양가 심사 과정에 서울시나 국토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분양가를 결정할 당시 부동산시장 상황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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