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른 기후변화 대응, 생산은 미국 내에서' 택한 미 인플레감축법, 국내 영향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단일 기후 투자’라 불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13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기고 있다. 기후 대응은 더 빠르게, 관련 산업은 미국 내에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 명확해지며 한국도 더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청정에너지에만 약 3700억 달러(약 480조원)를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빠르게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2020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전년대비 10GW, 풍력 발전은 15GW 늘어났다. 미국 프린스턴대 제로 탄소 에너지 시스템·최적화 연구소 ‘제로랩’이 이끄는 프로젝트팀 REPEAT 프로젝트는 이번 투자로 2024~2026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은 연간 49GW, 풍력 발전은 39GW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5년도 지나지 않아서 재생에너지 보급량 증가속도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 전기·수소차 보급, 에너지 효율 상승 등을 통해 미국은 온실가스를 추가로 10억t 감축할 계획이다. REPEAT 프로젝트는 이 법이 온실가스를 2030년에는 2005년 대비 42%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정책 싱크탱크인 ‘에너지 이노베이션’도 인플레감축법으로 미국이 2030년에 2005년 대비 37~41%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U에 이어 미국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투자를 법제화하면서 논쟁을 넘어 ‘실행’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지난 5월 발표한 ‘리파워EU’ 계획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1년 만에 45%로 다시 높였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산하 정치경제연구소(PERI)는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서 900만개 이상의 좋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정에너지에서 약 500만개, 해상 풍력 터빈, 태양 전지판 생산 등 미국 내 제조업에서 90만개, 건물 에너지 효율 상승과 관련해서 90만개 등이다. 지난 3월 그린피스가 같은 연구소에 의뢰해 한국의 에너지 전환의 고용 창출 효과를 연구한 내용을 보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총배출량 대비 40% 이상 감축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이룬다면 200만개 넘는 일자리가 새로 생길 수 있다.
반면 한국은 관련 산업과 일자리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인플레 감축법은 배터리, 핵심광물의 일정 비중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투자세액 공제 등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에 공장을 지어서 미국에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이야기”라며 “RE100과 국내 재생에너지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대기업은 한국에 공장을 짓고 투자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월 열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기후단체 플랜 1.5의 윤세종 변호사는 “당사국총회에서 EU는 지금까지 독려하고, 미국이 브레이크를 잡고 있었던 셈인데 미국이 자신감 있게 바뀌었으니 각 국가에 맞는 문법으로 더 많은 요구를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별다른 정책이 없는 한국 정부에 압력이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더 빠르게 늘릴지를 놓고 고민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재생에너지 목표를 줄이고, 원자력으로 대체하는 여부를 놓고 논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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