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적신 '라라랜드' 노래..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 직접 공연

영화 <위플래쉬>의 주인공 앤드류(마일스 텔러)은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며 뉴욕의 한 음악학교에 입학한다. 그는 교내 재즈팀을 이끄는 교수 플레처(J K 시먼스)의 카리스마에 압도되고, 그의 재즈팀에 들어가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다. 영화 도입부, 앤드류가 뉴욕의 거리를 활보할 때 흐르는 빠른 템포의 재즈곡이 ‘서곡(Overture)’다.
지난 13일 오후 9시, 충북 제천의 비행장 활주로에 설치된 무대에서 ‘서곡’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고개를 흔들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발을 구르며 박자에 맞춰 허벅지를 찰싹 때렸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영화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의 음악 감독으로 잘 알려진 저스틴 허위츠는 관객들을 향해 말했다.
허위츠의 지휘 아래 서울그랜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재즈 빅 밴드, 뮤지컬 배우 민경아, 이충주 등이 영화 음악을 선보인 이날의 ‘스페셜 콘서트’는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의 하이라이트였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JIMFF는 지난 11일부터 엿새간 제천 일대에서 열렸다. 허위츠는 올해 제천음악영화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약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는 <라라랜드>와 <위플래쉬> <퍼스트맨> 속 음악 서른 한 곡이 연주됐다. ‘어나더 데이 오브 선’, ‘시티 오브 스타스’ 등 많은 팬을 보유한 <라라랜드>의 사운드트랙부터 ‘도킹 왈츠’ ‘랜딩’과 같은 <퍼스트맨> 삽입곡까지 다채로운 선곡으로 여름밤을 수놓았다. <라라랜드> 속 주인공 미아(엠마 스톤)이 3명의 친구와 부른 ‘섬원 인 더 크라우드’는 색색깔의 드레스를 입은 문은수, 전나영 등 뮤지컬 배우들이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퍼스트맨>의 ‘암스트롱’을 연주할 때에는 허위츠가 직접 나서 피아노를 치기도 했다. 그는 “14살 이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콘서트 도중 비가 쏟아지면서 야외 객석이 모두 젖었지만 2000여 명의 관객들은 우비를 쓰고 마지막까지 음악을 즐겼다.
올해 영화제는 3년 만에 평년 수준의 대면 행사 규모를 회복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제 규모는 축소되고 온·오프라인 행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음악 영화는 39개국의 140편으로 역대 최다다. ‘본디 빠르기’라는 의미를 가진 음악 용어 ‘아 템포(A TEMPO)’를 슬로건으로 한 만큼 주최 측은 관객과 접촉을 늘리는 데 목표를 뒀다. 예년보다 장편과 극영화 비중을 늘려 대중성도 확보했다.
영화제를 보기 위해 친구와 제천을 찾은 직장인 이모씨(33·서울)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음악 영화를 보고 공연도 즐길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영화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정상 개최한 이번 영화제에 생각보다 많은 관객 분들이 찾아주셨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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