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해열제 만드느라 휴가도 반납".. 코로나19 재유행에 삼일제약 공장 '풀가동'

김민국 기자 2022. 8. 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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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수요가 너무 늘어서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생산 작업 중입니다."

지난 1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삼일제약 공장 생산팀 책임자 신모 부장은 해열제 생산 현황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신 부장은 "직원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근무하고 있는데, 공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라고 했다.

공장에서는 해열제 생산에 인력이 집중되다 보니 다른 제품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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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펜' 생산하는 삼일제약 안산공장 가보니
5년차 직원 투입하고 주말 야근 특근까지
11일 오후 경기 안산의 삼일제약 공장에서 직원들이 해열제 용기에 뚜껑을 씌우고 있다. /김민국 기자

“해열제 수요가 너무 늘어서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생산 작업 중입니다.”

지난 1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삼일제약 공장 생산팀 책임자 신모 부장은 해열제 생산 현황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삼일제약은 어린이 해열제로 인기 있는 부루펜을 만드는 제약사다. 이날 이 공장의 ‘부루펜’ 생산 라인에만 20여명의 직원이 투입돼 있었다.

방호복을 입은 직원이 시럽이 들어갈 빈 병 100여개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으면, 다른 직원이 병을 줄 세운 뒤 흠집이나 깨진 자국이 있는지 점검하고, 이 과정이 끝나면 또 다른 직원이 세척기로 병 내부를 씻었다.

세척이 끝난 병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다음 공정인 충전실로 향한다. 해열제를 담은 병은 다시 라인을 따라 이동해 캡핑(용기에 뚜껑을 씌우는 것)과 검수를 거치고, 마지막으로 계량컵 역할을 하는 뚜껑을 덧씌우고 고정하면 라벨링과 5개들이 소포장과 대량 박스 포장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공정을 밟아 생산된 해열제는 물류 창고로 옮겨진 후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신 부장은 “현재 부루펜을 포함해 해열제를 생산하는 직원만 160여명에 이른다”라며 “올해 해열제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3배 정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삼일제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루펜 매출은 39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매출(29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공장이 여름휴가도 없이 쉬지 않고 공장을 가동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재유행 때문이다. 올해 초 오미크론 유입으로 크게 늘었던 해열제 수요는 잠잠해지나 싶다가, 지난 7월 전파력이 강한 하위 변이가 다시 유입되면서 또다시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여름휴가철 물놀이 등의 영향으로 심한 열을 동반하는 수족구 등으로 일선 약국에서 해열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해열제를 비롯한 감기약의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제약사들도 공급을 늘리고 있다. 올해 2분기 동아제약의 어린이 해열제 ‘챔프’ 매출은 1분기보다 228.3%나 늘어난 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유한양행의 감기약 ‘코푸’의 매출은 73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7%가량 줄었지만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제약 공장 업무 특성상 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신 부장은 “하루에 한 개의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약품의 개수는 정해져 있어서 생산을 많이 하려면 근무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라며 “그래서 주말 근무와 특근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내 제약사 공장은 대부분 8월 첫째주 생산을 멈추고 전 직원이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신 부장은 “직원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근무하고 있는데, 공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생산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라고 했다. 신 부장은 품질 유지를 위해 5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직원들에게 해열제 생산을 맡기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11일 오후 경기 안산에 위치한 삼일제약 공장에서 직원이 해열제를 상자에 넣고 있다. /김민국 기자

공장에서는 해열제 생산에 인력이 집중되다 보니 다른 제품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것을 문제다. 이 공장에서는 종합감기약과 알레르기 시럽을 제조하던 라인까지 해열제 생산으로 돌렸다.

제약사 공장은 통상 월 말에 다음 달 한달 분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각 라인이 생산한 약품을 일정 주기마다 번갈아 가며 바꾼다. 예컨대 8월 첫째주에 A라인에서 해열제를 생산하면 둘째주에는 알레르기약을 생산하는 식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약을 생산해야 할 주에 해열제를 더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런 해열제 집중 생산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해열제 품귀 현상에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인 인력 충원을 통해 수급을 최대한 맞출 계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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