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빅모델도 없다"..명품 커머스업계 1위의 '역발상' [박종관의 유통관통]

박종관 입력 2022. 8. 14. 14:13 수정 2022. 8. 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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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오케이몰은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매출을 5분 단위로 실시간 공개한다. 상품 판매 개수, 신규 회원 가입자 수, 배송 건수 등도 일 단위로 집계해 게시한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업체들이 숨기는 민감한 정보지만 장성덕 오케이몰 사장(55·사진)은 이를 되레 홍보 포인트로 삼았다. 장 사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 마디 말보다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이 사업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도 당당하게 공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홀로 17년 연속 흑자

오케이몰은 장 사장이 2000년 처음 문을 1세대 온라인 명품 편집숍이다. 처음엔 아웃도어용품 전문몰로 운영하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명품 판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명품 시장의 온라인화를 선도한 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오케이몰은 내실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오케이몰은 28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2268억원) 대비 27.2%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125억원)보다 71.2% 증가한 215억원을 기록했다.

'머트발'로 불리는 명품 플랫폼 '빅3' 업체 머스팃과와 트렌비, 발란의 실적과 비교하면 오케이몰의 실적은 더욱 눈에 띈다. 명품 플랫폼 3사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939억원으로 오케이몰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3사는 지난해에도 나란히 영업적자 릴레이를 이어갔지만, 오케이몰은 17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장 사장은 오케이몰의 흑자 경영 비결을 '수불(受拂)'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해 표현했다. 그는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정확히 확인하고, 사칙연산을 제대로 해 마진율과 회전율만 철저히 관리해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케이몰이 홈페이지를 통해 매출을 공개할 수 있는 이유도 수불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관리되기 때문이다.

장 사장의 수불 경영의 기반은 데이터다. 오케이몰은 상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데이터화해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이를 기반으로 극강의 효율 경영을 한다. 예를 들어 오케이몰엔 '가성비 점수'라는 데이터가 있다. 매입한 상품의 부피를 측정해 이를 판매 성과와 비교해 점수를 매긴다. 이 점수가 낮으면 아무리 많이 팔리는 상품이라도 더 이상 매입하지 않는다.  

100% 직매입 통해 가품 원천 차단

오케이몰은 경쟁 명품 플랫폼업체들과 달리 100% 직매입 구조로 운영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직매입은 오픈마켓 형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수익성도 좋지만 재고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개별 상품 단가가 높은 명품 사업은 악성 재고가 쌓이면 회사가 흔들릴 정도로 위기를 겪게 된다.

그럼에도 장 사장은 직매입을 고수하는 이유는 가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장 사장은 "오픈마켓 형태에서 입점업체를 관리하는 방법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교환·반품 때도 가품을 검수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해야 '가품 제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케이몰은 앞으로도 온라인 사업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내지 않는 이유도 간단하다. 최저가 판매 원칙을 유지할 만큼의 효율이 나지 않아서다. 경쟁 업체처럼 유명 모델을 써서 TV 광고를 할 계획도 없다. 장 사장은 "빅모델을 고용할 돈으로 상품 판매 가격을 더 늦추겠다는 게 오케이몰의 원칙"이라고 했다.

오케이몰은 명품의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패션에만 명품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오케이몰은 명품 와인을 판매할 수도 있고, 명품 소고기를 선보일 수도 있는 업체로 성장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더라도, 100% 직매입을 통한 최저가 판매 원칙은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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