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손보사 주가도 '주륵주륵'..증권가선 "영향 미미"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가 침수차량으로 뒤엉켜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손해보험사 주가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역주행을 하고 있다. 최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침수차량 급증으로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나더라도 재보험 덕분에 실제로 손해보험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20만5500원에서 20만원까지 2.6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0.15%), DB손해보험(-1.70%) 등도 코스피 주간 상승률 1.42%에 못 미치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실적은 좋다. 삼성화재의 2분기 순이익은 74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배당금 기저효과를 빼면 순이익 증가율이 18.9%나 된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의 순이익도 각각 41.1%, 32.2%나 늘었다.

실적 개선이 구조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연초 금융당국이 실손보험금 과잉 청구 등에 대한 제도를 강화하면서 보험금 누수 현상이 개선되고 있고 코로나19, 유가 상승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개선됐다.

하지만 최근 내린 폭우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8일부터 12일 오전 10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피해가 총 9986대, 추정손해액은 1422억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재차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침수차량 피해가 늘어난다고 해도 개별 손해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보험사들의 보험인 재보험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보험금은 손해보험사가 직접 지급하지만 설정된 수준을 넘어서는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재보험사가 부담을 지게 된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초과손해액 재보험 한도는 삼성화재가 120억~140억원,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70억~8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들 손보사의 분기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011년에도 강남에 집중호우로 자동차 침수피해가 급증하였던 케이스가 있었는데 당시 삼성화재는 100억원 내외, 2위권 손보사는 50억~60억원 내외의 보험금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라며 "이번 집중호우 피해는 과거의 케이스와 동일하게 통제 범위내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