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앞둔 신라젠에 쏠리는 시선

김기훈 2022. 8. 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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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개미소식지]
18일 개선기간 종료..거래재개 가능성
외국인 매수세 지속 여부는 '반신반의'

이번 주는 광복절 휴일을 맞아 화요일(16일)부터 4거래일간 주식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2년 넘게 주식매매거래가 중단되고 있는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바이오주 투자 붐을 불러일으킨 주역에서 일순간 바이오 거품론의 대표 사례로 추락한 신라젠은 상장폐지와 거래재개의 기로에서 개선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거래재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 숫자만 17만명이 넘는 신라젠의 거래재개 여부는 전체 시장의 투자심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코스피가 두 달 만에 2500선을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지도 관심이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인 성격인지에 대해선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18일 신라젠 개선기간 종료…거래재개 전망 '솔솔'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부여한 개선기간이 종료된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를 비롯한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 2020년 1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으나 이 기간이 지난 뒤 올 초 심사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기심위의 판단을 뒤집고 또 한 번 6개월의 개선기간을 주면서 기사회생했다.

신라젠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18일 이후 15영업일 이내인 9월8일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서류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내 코스닥시장위원회는 다시 한번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다. 늦어도 10월12일까지는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거래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사측이 개선기간 중 대표이사를 위시한 경영진을 전면 개편한 것을 비롯해 연구개발(R&D)과 비 R&D 분야와 관련한 거래소의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일각에선 앞서 거래소가 6개월이란 짧은 개선기간을 부여한 것도 거래재개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과 자본금 유치 등의 굵직한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사측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과제만 주어졌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17만명을 웃도는 소액주주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신라젠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수는 17만4000여명으로, 이들의 보유 주식 지분율은 92.6%에 이른다. 

장기간 계속된 거래정지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심의 속개나 상장폐지 등의 결정이 나올 경우 여론이 악화돼 가뜩이나 정권 초기 국정 지지율 하락에 골머리를 앓는 정부에 더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은 심의의 고려사항이 될 전망이다.

2500선 회복 이끈 외국인…계속 장바구니 담을까

코스피는 두 달 만에 2500선으로 다시 올라섰다. 지난달 초 저점과 비교하면 11% 넘게 반등한 것이다.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큰 몫을 했다. 실제 외국인은 최근 뚜렷한 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거래일간 코스피 주식을 1조7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8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1310억원을 사들이면서 7개월 만에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코스닥에서 여전히 팔자세를 유지하는 게 다소 아쉽지만 앞서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해 매도 스탠스로 일관했던 모습과 비교하면 그래도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증시의 자체 매력이 높아졌다기보단 단기적인 변수들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의 투자 매력 상승과 안도 랠리 등의 장기 성격보단 공매도 위법 모니터링 강화 등에 따른 숏 포지션 청산, 혹은 단기 (투자) 성향의 외국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된다"며 "실제 외국인의 대차거래 잔고 감소와 지난달부터 급감한 공매도 감소, 외국인 선물 순매도 포지션 지속, 반도체 수요 우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 강세가 꺾이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특히 정보기술(IT) 중심 신흥국으로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대만 증시와 상황이 뒤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 회복 강도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차이 등으로 원화 가치의 달러 대비 절하 폭에 비해 대만달러화의 가치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대만가권지수가 코스피보다 많이 올랐다"면서도 "이제는 상대적 관점에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과 최근 높아지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앞으로 지속될 거시경제 환경에서 대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과거 미국 금리 인상 국면에서 한국 증시는 대만을 비롯한 타 신흥국 증시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 이후 상승하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훈 (core8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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