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한재림 감독 "현실이 스포일러 같았다"

박미애 입력 2022. 8. 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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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상선언) 이야기가 현실에 똑같이 펼쳐지는 것이 경악스러웠죠."

한재림 감독이 영화가 현실이 돼버린 상황에 대해 한 말이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은 폐쇄된 공간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벌어지는 참극을 그린다.

10년 전에 기획됐던 '비상선언'은 2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사태를 예견한 것 같은 재난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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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사진=쇼박스)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이(비상선언) 이야기가 현실에 똑같이 펼쳐지는 것이 경악스러웠죠.”

한재림 감독이 영화가 현실이 돼버린 상황에 대해 한 말이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은 폐쇄된 공간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벌어지는 참극을 그린다. 10년 전에 기획됐던 ‘비상선언’은 2년 넘게 이어지는 팬데믹 사태를 예견한 것 같은 재난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한 감독은 “10년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할 생각을 못했다가, 10년간 한국사회에 일어난 크고 작은 재난을 지켜보며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런 일(팬데믹)이 벌어지리라 생각을 못 했는데, 영화를 만들면서 현실이 스포일러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도 했다.

‘비상선언’을 본 관객들은 임시완을 주목했다. 임시완은 극중에서 비행기 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테러범 진석으로 분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영화는 악인에게 당위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보다 임시완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임시완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임시완의 인상적인 활약에 그의 빠른 퇴장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잖다.

한 감독은 “진석은 재난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재난이란 게 쓰나미처럼 예고없이 왔다가 사라진다. 영화는 재난이 일어난 다음의 상황과 삶에 더 집중했다”고 임시완의 짧은 등장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에는 또한 재난을 대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배척하는 인간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데, 재난 자체보다 더 끔찍하게 다가온다. 한 감독은 “시나리오의 피켓시위 장면에 대해 (이)병헌 선배가 너무 과장인 거 아니냐고 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두려움인 것 같다”며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는 조금의 용기와 성실함을 가진다면 재난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김소진 박해준 등 한 영화에서 만나기 힘든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각각의 인물들은 누구 하나 도드라짐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을 대변한다. 한 감독은 “한 명의 영웅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하는 게 더 통쾌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보통사람들의 용기를 그리고 싶었던 만큼 최대한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특히 송강호와의 작업은 ‘우아한 세계’(2007) ‘관상’(2013)에 이어 세 번째다. 한 감독은 “(송)강호 선배는 매 작품 다른 사람이 되고 매 테이트마다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며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절제하는 연기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라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달 20일 개봉한 ‘외계+인’ 1부로 시작된 한국영화 빅4 여름대전은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에 이어 지난 10일 ‘헌트’까지 가세하며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더 킹’(2017)으로 ‘외계+인’ 1부의 류준열과 ‘헌트’의 정우성, ‘관상’(2013)으로 ‘헌트’의 이정재, ‘연애의 목적’(2005)으로 ‘한산:용의 출현’의 박해일과 작업한 경험이 있는 그다. 한 감독은 “지금 개봉하는 작품의 배우들과 한 편씩 작업을 했는데 서로 연락하고 응원했다”며 “한국영화들이 팬데믹 시국에 나와서 초조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데 모든 작품들이 다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영화 ‘비상선언’ 포스터

박미애 (orial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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