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올 들어 BBIG 차익 실현 나섰다
국내 투자자들이 올 들어 해외 증시에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을 많이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서 어떤 주식을 순매도했는지 각국 증시별로 들여다본 결과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올 들어 지난달 14일까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석유 기업인 엑손 모빌(1억520만달러)이다. 하지만 각국 증시별로 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BBIG 종목이 많았다.
BBIG 종목은 국내에서도 ‘미래 산업’의 대명사로 통했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저금리 상황에서 2020년이나 지난해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그런데 올 들어서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인 종목들이 많았는데, 서학개미가 드디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물론 올 들어서도 주가가 더 오른 종목도 있다.
◇BBIG주 차익실현
미국 증시 순매도 3위 종목은 코로나 백신 개발 기업으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화이자다. 서학개미는 올 들어 이 회사 주식을 9168만달러어치 팔았다. 화이자 주가는 지난해 66.7%나 뛰었으나, 올해는 16.3% 내렸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한 머크가 순매도 5위였다. 머크 주가는 지난해는 소폭(1.8%) 올랐지만, 오히려 올 들어 18% 상승했다.
중화권 증시의 순매도 1위 종목은 전기차·배터리 기업인 BYD(비야디)였다. BYD는 중국 본토 증시 순매도 1위이자, 홍콩증시에서도 순매도 1위였다. 2019년 말 47.6위안이었던 이 기업의 주가는 2020년말(194.14위안), 2021년말(268.03위안)로 갈수록 더 뛰었다. 올 들어서도 38.1% 상승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증시 순매도 1위는 국내 게임 기업인 넥슨이었다. 넥슨 역시 올 들어 다른 게임 기업들과 달리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증시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 처분 규모 2위인 W-SCOPE는 배터리 소재기업이다.
유럽증시 순매도 1~3위 종목 중에서도 바이오 기업이 하나씩 포함돼 있었다. 영국 증시 순매도 1위가 아스트라제네카였고, 독일 증시 순매도 2위는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메디진이었다. 프랑스 증시 순매도 3위도 바이오 기업 악티코였다.
◇미국 증시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에너지·방산주
올 들어 미국 증시 순매도 1위이자, 전체적으로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처분한 주식은 석유 기업 엑손 모빌이다. 올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게 되면서 유가가 많이 오르면서, 엑손 모빌 등 에너지 기업의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였다. 순매도 2위인 타르가 리소시즈도 천연가스의 운송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순매도 7위인 상장지수증권(ETN) 마이크로섹터스 US 빅 오일 인덱스 3X 레버리지드나 8위 라레도 페트롤리엄 등도 모두 에너지 관련 투자 종목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순매도 6위는 미국 대표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이었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군비 증강과 무기 구입 등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순매도 9위도 우주항공·방산 분야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가 오를 때 상승률의 3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언 데일리 에어로스페이스 디펜스 불 3X였다. 이들 방산주와 방산 ETF 역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차원에서 판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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