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뗀 김하성의 남은 2022년..美 언론 "샌디에이고, 그가 있어 버틴다"

김은진 기자 2022. 8. 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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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김하성(27·샌디에이고)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팀은 충격에 빠졌지만 ‘임기’가 끝나가던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기회를 좀 더 충분히 얻을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은 지난 13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샌디에이고)가 도핑테스트 결과 경기력 향상 물질인 클로스테볼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시즌 초반까지 타티스 주니어를 기용할 수 없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시즌 개막 전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한 뒤 손목을 다쳐 재활해왔고 최근에야 부상에서 회복해 이달말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던 중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됐다.

타티스 주니어는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무려 14년간 3억4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으로 미래에 투자한 선수다. 이 선수의 공백을 메워온 대체자가 바로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4+1년 최대 3900만달러 계약을 맺고 샌디에이고에 입단했다. 수비력이 좋은 전천후 내야수지만 각 포지션에 주전들이 버티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포지션이 겹치는 김하성을 영입한 것이 계약 당시 화제이기도 했다. 결국 김하성은 지난해 거의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올시즌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으로 주포지션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비교적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김하성은 최정상급 수비력과 함께 주루와 타격에서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샌디에이고가 비보를 접한 13일에도 2안타 1타점에 도루까지 더하며 시즌 타율 0.249 6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이 활약하자 현지 언론에서는 타티스 주니어 복귀 이후 샌디에이고 내야 정리 방법에 대한 고민이 연일 쏟아지기도 했다.

이제 ‘타티스 주니어가 돌아올 때까지’라는 단서가 사라졌다. 시한부 주전 유격수였던 김하성은 자연스럽게 주전 유격수로서 올시즌을 끝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CBS스포츠’는 “샌디에이고가 타티스 주니어를 잃은 것은 불행이지만 김하성이 있어 이제껏 버틸 수 있었다”며 김하성이 주로 교체 선수로 뛰며 타율 0.202에 그쳤던 지난 시즌에 비해 타격에서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난해 117경기에서 267타수 동안 볼넷 22개, 삼진 71개였던 김하성은 올해 13일까지 치른 106경기에서 353타수에서 볼넷은 36개로 늘고 삼진은 74개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지난 시즌 들쑥날쑥한 출전 속에 어려움을 겪던 김하성의 타격이 2년차인 올해 상대적으로 꾸준히 출전하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하성 스스로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CBS스포츠’는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타티스 주니어만큼 쳐야 샌디에이고에 가치를 제공하는 선수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팀내 초특급 스타인 타티스 주니어의 반복된 일탈 행위에 대한 실망감이 김하성의 모습과 더 대조된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미 시즌 전에도 오토바이 사고 자체를 감추려다 결국 드러났다. 지난 연말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가 났고 아버지까지 나서 현지 언론의 보도를 부정했으나 3월에 손목 골절이 드러나면서 결국 뛰지 못했다. 결국 비시즌 위험한 행위를 하다 다쳐 구단에 손해를 끼친 타티스 주니어의 약물 복용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감이 쏟아지고 있다.

타티스 주니어는 징계 발표 직후 선수 노조를 통해 “피부 질환인 백선증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에 클로스테볼 성분이 있었다. 복용한 약의 성분을 확인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반응은 매섭다. ‘뉴욕포스트’는 ’약물 사기꾼이 된 타티스 주니어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필드위에서는 천재지만 밖에서는 도움이 필요해보인다”고 그의 인성을 꼬집기도 했다.

타티스 주니어의 에상치 못한 일탈과 샌디에이고의 불행은 안타깝지만, 김하성의 ‘빅리그 2년차’는 기회가 되어가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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