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비 필수, 신입은 떡 돌려야..'수영장 텃세' 뭐길래

이하린 2022. 8. 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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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등 스포츠센터에서 기존 회원들의 텃세로 인해 고민한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지난달부터 여름철 건강관리와 다이어트를 위해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한 20대 A씨. 그런데 A씨는 최근 회원들의 잦은 회식 요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녁 수업을 마치고 '치맥(치킨+맥주)'을 하자는 부름이 계속되는 것. 번번이 거절해왔지만 이제는 아예 회식비 1만원을 필수로 걷자는 말까지 나와 고민이 깊어졌다. A씨는 "수영장을 옮기고 싶지만 집에서 가까운 유일한 센터라 쉽지 않다"면서 "수영 자체는 너무 재미있는데 회원들의 회식 요구 때문에 가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1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수영장 등 스포츠센터에서 단체 모임 요구나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운동을 그만두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적인 건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센터에 등록했지만 운동 외 다른 요인 때문에 불만이 쌓이는 것.

특히 한 두 개의 레일을 여러 명이 같이 사용하는 수영장의 경우 '반 옮기면 구성원들에게 떡 돌리기', '오래 다닌 순으로 출발하기', '수영모 통일하기', '정해진 샤워 자리 사용하기' 등 반별로 독특한 문화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더해 각 반의 규칙을 거스르는 신규 회원에 대해서는 일부러 밀치거나 수영 동작을 하는 척하며 팔·얼굴 등을 발로 차는 경우가 이따금씩 발생한다.

실제 온라인 공간에서는 "수영보다 무서운 수영장 텃세 극복하는 법", "제가 겪은 게 수영장 텃세 맞나요", "수영장에서 왕따된 것 같은데 어떡하죠" 등의 글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단순 수영장 뿐만 아니라 동네 생활체육센터, 스포츠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단체 요가 수업에서 특정 인원이 고정 자리를 차지한다든지, 에어로빅 수업을 들으려 맨 앞 자리에 섰더니 선참 회원들이 눈치를 줬다는 등의 텃세 사례를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텃세를 막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스포츠센터 관계자는 "강사들의 경우 분위기를 대충 알고는 있지만 따로 주의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오래된 회원들이 강사나 센터 측에 반발하면 골치 아파지는 경우가 많아 그냥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영장 텃세로 피해를 받았다면 수영장 측에 정당한 사용료를 반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으며, 관리자가 수영장 텃세를 방치해 폭행이나 협박이 이뤄질 경우엔 방조 범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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