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젊은이 핫플 충장로도 곳곳 '임대' 딱지.."상권 다 죽었다"

이승현 기자 2022. 8. 1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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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이 다 죽었어요. 한집 건너 임대인데 쇼핑할 분위기가 나겠습니까."

광주 동구가 지난해 조사한 충장로 상점가(1~5가)의 공실률은 26%. 1084개 점포 중 277개가 비어 있었다.

'시내서 보자'고 말하면 으레 '충장로서 만나자'는 말이 통용될 정도지만 충장로 상권이 이처럼 쇠락한 데는 구도심의 정치적, 경제적 기능들이 신도시로 옮겨 가는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등 침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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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공동화로 타격..공실률 충장로 26%, 금남지하상가 46%
자영업자 "적자에 울며 겨자먹기 운영"..충장 르네상스에 희망
1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충장로 일대 건물에 임대가 붙은 모습. 2022.8.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상권이 다 죽었어요. 한집 건너 임대인데 쇼핑할 분위기가 나겠습니까."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12일 오후 찾은 광주 동구 충장로 1가.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른바 '핫 플레이스'지만 건물 곳곳에 '권리금 없음, 임대' 딱지가 내걸려 있다.

최대 중심지역인 충장로 우체국 일대를 조금만 벗어나자 건물 전체를 임대한다는 안내문도 보인다. 마주보고 있는 상가까지 텅텅 비어 있다.

한 쇼핑몰 내부는 가게 일부가 빈 채 A4용지에 '입점문의'라고 적힌 문구만 휑하니 걸려 있다.

충장로 1가를 지나 2가와 이어지는 3가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광주 동구가 지난해 조사한 충장로 상점가(1~5가)의 공실률은 26%. 1084개 점포 중 277개가 비어 있었다.

근처의 금남로 지하상가의 상황은 더했다. 가게 곳곳이 셔터문이 내려진 채 굳게 닫혀 있고, 일부 가게들은 '점포정리' 현수막을 걸어놓고 마지막 세일이라며 호객행위를 이어갔다.

금남지하도상가 2공구의 점포 137개 중 63개가 비어 있어 공실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시내서 보자'고 말하면 으레 '충장로서 만나자'는 말이 통용될 정도지만 충장로 상권이 이처럼 쇠락한 데는 구도심의 정치적, 경제적 기능들이 신도시로 옮겨 가는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등 침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유동인구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대부분 10~20대 젊은층이 주 고객층으로 자리잡아 가게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자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두손두발을 들고 줄지어 폐업을 하고 있다.

업무차 충장로를 방문했다는 노모씨(35)는 "돌아다니다 보면 알겠지만 일대가 분식점과 노래방 등 어린 학생들을 위한 곳 뿐이다"며 "30~40대 소비층이 갈 곳이 없을 뿐더러 오더라도 주차하기가 어려워 충장로를 잘 찾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근에서 20년째 잡화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오모씨(58)는 "충장로가 호남 상권의 뿌리이자 자존심이라는 말도 이제는 다 옛말"이라며 "우체국 일대부터는 사람이 북적거리며 상가도 다 차있는 듯 하지만 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가게가 자주 바뀌는 편이다"라고 귀띔했다.

K-팝 스타 거리 골목 인근에서 2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민씨(68·여)는 "주변 가게들이 비어있다 보니 유동인구가 적어져 덩달아 장사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이제는 나조차도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 조만간 가게를 정리할 생각이다"고 토로했다.

12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지하상가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은 한 상점이 점포정리 할인을 하고 있는 모습. 2022.8.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이같은 상황에 상인들은 '광주충장상권 르네상스사업'의 성공적인 추진만을 기다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공모로 진행되는 르네상스사업은 총 사업비 100억을 투입, 2026년까지 충장로와 금남(충금)지하상가를 지하와 지상을 잇는 입체 상가로 융합하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구간별 특화거리 조성 △충장영화제 △특화디자인 스트리트 △미디어 아트존 △충장특화마켓 △충장문화데이 △특화거리 페스티벌 △청년·장인 커넥티드 △스마트 쇼핑 플랫폼 △핵점포 육성 등이 추진된다.

동구 관계자는 "충장 르네상스로 다시 충장로가 옛 명성을 되찾을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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