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인기지역으로 갈아타기 더 어려워졌다
[편집자주]주택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공급론이 지난 정부 내내 이어지면서 오는 16일 윤석열 정부는 '250만가구+α(알파)' 주택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주택거래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공급이 지속돼 올해와 내년 주택 공급량이 각각 10%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의 공급대책까지 나와 사상 최대의 '입주 폭탄'이 전망된다. 주택 미분양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건설업체 실적 저하와 경기침체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1주택 실수요자의 갈아타기 실패와 역전세난에 따른 세입자 보증금 미반환 피해도 우려된다.
(1) 1주택자, 인기지역으로 갈아타기 더 어려워졌다
(2) 경기 급전세 증가… 전세가율 '20~30%' 실화?
(3) [Tip]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요건은?
통상 부동산가격 하락 초기는 상급지나 넓은 면적으로 주택 교체를 하는 업그레이드 갈아타기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기존 보유주택으로 자산가치를 불려 현금화하고 비싼 지역의 주택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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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경우 주택 매매거래량은 31만260건으로 전년동기(55만9323건)대비 44.5% 급감했다. 서울 주택의 매매거래량은 한 해 전보다 52.0% 줄어든 3만4945건에 그쳤고 수도권 전체적으론 같은 기간 55.5% 급감한 12만38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연간 전체 매매거래 건수나 금액이 지난해의 절반 안팎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처분하려는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거래 급감에 따라 시장엔 매물이 더 많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입주 물량은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준공(입주) 주택 수는 18만3277가구로 전년동기(17만7906가구)에 비해 3.0% 증가했다. 특히 아파트는 같은 기간 13만2173가구에서 13만9265가구로 5.4% 늘었다. 입주 물량은 이후에도 계속 늘고 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7월과 8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각각 2만4711가구와 2만7735가구로 2개월 연속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방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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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파트가격은 상급지보다 중급지나 하급지에서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경기·인천 아파트값은 각각 0.46%, 0.33% 상승했고 같은 기간 서울은 0.8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선 안양 동안구(-2.27%) 수원 영통구(-2.26%) 화성(-2.20%) 의왕(-1.28%) 등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박 전문위원은 "이들 지역 아파트값이 많이 하락한 것은 최근 3~4년 사이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최근 부동산 거래시장의 흐름이 '탈서울 내집마련'이어서 주로 20~40대 갭투자 수요가 몰린 곳이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상급지 갈아타기는 실속이 없을 수 있다"며 "특히 최근에 집을 장만한 사람일수록 내집은 싸게 팔고 남의 집은 비싸게 사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다면 강북에서 강남으로 갈아타기는 어떨까. 박 전문위원은 "강남 아파트가 강북보다 절대금액이 아닌 비율(%)로 따질 때 덜 올랐다"면서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지역보다 낮은 곳으로 이동하진 않기 때문에 갈아타기가 애매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지역에서 면적을 넓혀 옮기는 것은 절세 효과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고 신축이나 기존주택가격이 조정되는 상황이어서 1주택자 세금 부담이 감소하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매도를 먼저, 매수를 나중에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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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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