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EV6 대항마인줄 알았는데..출고 지연에 맥못추는 볼트 EUV

이형진 기자 2022. 8. 1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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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성비에 기대 모았지만..배터리 리콜에 출시 밀리며 경쟁력↓
공급 어려워 2022년 모델 계약 중단..한국지엠 "공급에 최선의 노력"
쉐보레 볼트 EUV(한국지엠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쉐보레 볼트 EUV는 지난해 출시 전만 해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올해들어 누적 판매량이 50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배터리 리콜 등의 이슈가 발생해 출시 및 공급 지연이 계속된 탓이다.

14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볼트 EUV 국내 판매량은 7월 150대를 포함해 231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차 아이오닉5의 판매량 1만8205대, 기아 EV6의 판매량 1만5207대와는 비교할 수 조차도 없는 수준이다.

볼트 EUV가 당초 기대를 모았던 이유는 가성비다. 소형 SUV 전기차인 볼트 EUV는 1회 충전 403㎞로 준수한 주행거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4490만원부터 시작한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 기준으로는 362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단일트림이어서 옵션을 추가해도 3000만원대 후반 수준이다.

반면 아이오닉5는 가장 낮은 트림이 5005만원부터 시작하고,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받으면 가격은 4105만원이다. 트림과 옵션이 추가되면 보조금을 받아도 가격이 5000만원 중후반까지 상승한다.

그러나 볼트 EUV는 출시를 했어야 하는 시점에 배터리 리콜 문제가 생겼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볼트 EV 배터리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배터리 리콜을 위해 미국 공장 생산이 중단됐다. 여기에 리콜용 배터리 수급도 지연되면서 생산은 계속 미뤄졌고, 올해 4월에야 공장 가동이 재개됐다.

이 사이 국내 전기차 시장은 아이오닉5와 EV6가 잠식했다.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6, EV6 GT모델 등의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쥐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볼트EUV는 타사 대비 출시가 늦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전기차는 디자인이 1~2년만 지나도 구시대적으로 느낄 만큼 변화가 빨라 외면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트 EUV는 수요 대비 공급 물량이 따라오지 못해서 2022년 모델 계약은 중단됐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정확한 출고 대기 물량을 밝힐 수는 없지만 수천대의 누적 계약이 밀려 있어 잠깐 계약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는 계약 중단을 밝히면서 7월말 2023년 모델로 계약을 재개한다고 했지만 8월 중순인 지금도 계약 재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입장에서 문제는 계약 고객들이 다른 브랜드 차량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고객들은 대체로 여러 차종 모델의 계약을 동시에 걸어두고 빨리 나오는 차종을 계약하는 경우도 많다. 전기차 차종 출고 대기가 기본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계약을 다시 시작하는 시점을 알 수 없어 볼트 EUV의 출고 대기 기간도 알기 어렵다.

한국지엠은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전기차 10종을 내놓고 완전 전동화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쉐보레의 이쿼녹스 EV, 블레이저 EV, 캐딜락의 리릭, GMC의 허머 EV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모델 대부분 출시 시점이 2024년으로 예상되고, 그나마 2023년 출시가 전망되는 리릭은 고급 차종으로 대중성 있는 모델로 보긴 어렵다. 국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 측에서는 전기차종의 국내 생산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 사측은 회사의 적자가 지속되면 전기차 생산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볼트 EUV의 핵심 부품 대부분은 한국산이다. 한국지엠은 미국에서 조립된 볼트 EUV를 한국으로 들여와 판매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다. 반도체 공급 이슈에 미국에서 선적해오는 상황들이 누적되면서 언제 다시 계약을 재개하고 공급이 어떻게 된다고 속시원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20~30년 팔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단종이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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