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자 선정방식 합의한 인천공항-관세청, '스마트 면세점' 검토
심사 시 공항공사 부여 점수 250점→500점으로 높여
관세청, 공항 요구하던 '스마트 면세점' 도입도 검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관세청이 하반기 면세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복수 추천안’에 최종 합의했다. 올해 2월부터 양측이 추천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지 약 6개월 만이다.
14일 관세청과 공항공사에 따르면, 관세청은 최근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공항 출·입국장 특허심사 과정에서 2개 사업자를 추천받되 시설권자인 공항공사의 점수 비중을 250점에서 500점을 늘리기로 했다. 총 1000점 중 절반을 공사 몫으로 배분한 것이다.
기존에는 공항공사가 입찰을 거쳐 단수(1개)의 면세 사업자를 추천하면, 관세청이 심사 과정에서 750점을 10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특허를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1개 사업자만 추천하기 때문에 사실상 공항공사가 사업자 선정권을 가진 셈이다.
그러나 관세청이 올 초 관세법 176조를 근거로 선정 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이 법은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가 특허 신청자를 평가 및 ‘선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단수 추천’, 관세청은 ‘복수 추천’을 주장하면서 협상이 장기화하자, 일각에선 정부 출범 초기 힘 겨루기에 돌입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공항공사가 입찰을 통해 복수(2개)의 면세 사업자를 추천하고 ▲관세청은 심사 과정에서 공항공사가 부여한 점수를 50 대 50 비율로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2월부터 양측이 꾸준히 논의한 끝에 타협점을 찾은 것”이라고 했다. 관세청 관계자도 “공사가 복수로 추천하되 평가 점수에 대한 공사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공항 내 매장서 면세품 인도” 스마트 면세점 검토
두 기관은 ‘스마트 면세서비스’ 도입도 논의 중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30분 전까지 스마트폰으로 면세품을 구매하고 매장에서 찾는 서비스로,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산 뒤 인천공항 인도장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인천공항은 수년 전부터 공항 면세점 운영자가 매장 내 물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게 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영국과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유명 공항들은 이미 온라인 면세 플랫폼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관세청은 그간 이 제도를 허가해주지 않았다. 특허권을 부여 받은 사업자만 면세품 판매 온라인몰을 운영할 수 있는데, 공항은 사실상 ‘임대 사업자’에 해당하며 판매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논리였다.
그랬던 관세청이 기존 입장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한 것이다. 양측은 논의 과정에 속도를 내 가능하면 이번 달 안에 관련 협의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이후 공항이 공고문 작성을 완료하면 하반기 입찰이 시작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특허 공고에는 출국장 온라인 판매를 불허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지울지 검토 중”이라며 “외국 공항의 경쟁력 강화 사례와 기존 면세 업계의 입장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하반기 입찰에도 몸 사리는 면세업계
입찰 일정이 가까워졌지만 면세업계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고환율과 임대 수수료 부담 등 비용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올 추석부터 해외 여행객에게 적용되는 면세한도 인상(600달러→800달러) 효과를 기대하기에도 인상 폭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찰이 열렸다고 경쟁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진짜 상황이 나아졌구나’라고 판단할까봐 오히려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공항 임대료 부담이 여전하고 출입국자 수준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절반도 회복이 안됐다”며 “그동안 감면해주던 임대료 혜택 등을 한번에 철회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도 “과거 유찰 사태도 있던 만큼 인천공항이 사업자를 배려하겠다고 말해왔다”며 “입찰 참여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예전처럼 경쟁적으로 베팅하진 않을 것 같다. 조건이 어떨지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 면세점과 관련해선 “사업차 입국한 일부 비즈니스맨 등의 경우 공항 내 플랫폼을 더 선호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기존 면세점 모두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고 고정 고객도 있는데, 공항 면세점 플랫폼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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