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못했던 얼음핵 생성 재현, 슈퍼컴·AI로 해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물 분자가 얼음이 되는 과정을 정확히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있는 슈퍼컴퓨터 '써밋'을 통해 얼음 핵 생성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얼음이 핵을 만드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이 연구에서 수행된 분자 시뮬레이션은 미래 상황을 예측할 수도 있고, 다른 행성 같은 극한 온도나 압력 조건에서도 얼음이 형성되는 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물 분자가 얼음이 되는 과정을 정확히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얼음 핵 생성 과정을 예측할 수 있게 돼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전망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연구팀은 AI 심층신경망으로 물 분자가 얼음이 되는 과정을 양자역학 연산의 정확도로 시뮬레이션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월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로베르토 카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는 1985년 이미 양자역학 법칙을 이용해 원자와 분자의 물리적 움직임을 예측하는 접근법을 발명했다. 이 접근법에 따르면 원자가 서로 결합해 분자를 형성하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문제에 부딪혔다. 수많은 분자의 움직임을 계산하려면 복잡한 양자역학 계산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를 수행하기에는 당시 컴퓨터의 성능이 턱없이 부족했다. 카 교수의 접근법을 적용한 성과가 3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이유다.
연구팀은 컴퓨터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AI 기술도 적용했다. 적은 숫자의 분자 계산을 딥러닝으로 반복 훈련시킨 결과 완성된 신경망은 양자역학 연산의 정확도로 원자 사이 힘을 계산할 수 있게 됐다. 딥러닝은 음성인식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일상생활에도 많이 적용돼 있는 AI 기술이다.
연구팀은 적은 성능의 컴퓨터로도 30만 개 이상의 원자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였다. 이후 오크리지국립연구소에 있는 슈퍼컴퓨터 '써밋'을 통해 얼음 핵 생성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얼음이 핵을 만드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카 교수는 "꿈이 실현된 것 같다"며 "AI와 데이터과학이라는 (화학과) 전혀 다른 분야를 통해 당시의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파블로 데베네데티 미국 프린스턴대 공학 및 응용과학부 교수는 "얼음 핵 생성은 기상 예측 모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수량 중 하나"라며 "양자 계산을 통해 생각지 못했던 초대형 시스템까지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기후 모델은 주로 실험실 관측 결과로부터 추정치를 얻는다. 반면 이 연구에서 수행된 분자 시뮬레이션은 미래 상황을 예측할 수도 있고, 다른 행성 같은 극한 온도나 압력 조건에서도 얼음이 형성되는 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